혁신은 더 나은 내일을 위한 고통스러운 진단이자, 용기 있는 처방이다. 국민의힘이 다시 ‘혁신’을 꺼내들었다. 그 중심에 선 사람은 안철수다. 의사로서 생명을 지켰고, 백신 개발자로서 바이러스와 싸웠다. 벤처 창업가로 새로운 길을 냈고, 교육자로 미래를 준비했다. 그리고 지금, 정치의 수술대 앞에 섰다.그는 구호가 아닌 실천으로, 직접 메스를 들겠다고 선언했다사망 직전의 ‘코마(Coma, 혼수)’ 상태에 빠진 국민의힘을 살려내고, 뼈와 골수까지 퍼진 악성 종양을 도려내기 위해 대선 패배 백서부터 쓰겠다고 했다.‘정치의사 안철수’는 지금 수술복을 입고 수술대 앞에 서 있다. 그리고 나는 안다. 그는 이미 한 번, 국민을 살리기 위해 그 옷을 입었던 사람이다.2020년 3월, 코로나19로 대구가 전국에서 가장 위험한 도시가 되었을 때, 나는 그와 함께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에서 자원 의료봉사를 했다. 3월 1일부터 15일까지 보름간, 우리는 땀과 공포, 환자의 신음과 의료진의 탈진 속에 있었다.우리가 입었던 방호복은 감염을 막기 위한 장비였지만, 그때는 생명을 지키는 수술복으로 보였고, 지금은 정치를 살리는 수술복처럼 보인다.국민 앞에 자신을 던진 사람만이 입을 수 있는 옷. 위기의 현장에서, 그는 말보다 행동으로 자신의 자리를 증명했다. 혁신이란 바로 그런 것이다.가장 먼저 위험을 감수하고, 가장 가까이에서 고통을 마주하며, 결과에 책임지는 태도. 이름을 내세우기보다, 행동으로 말하는 리더의 품격. 그런 리더만이 국민 앞에서 책임 있는 처방을 내릴 자격이 있다.그가 말한 “보수정치를 오염시킨 고름과 종기를 적출하겠다”는 선언에 국민이 다시 기대를 거는 이유는, 그가 생명을 살려낸 의사의 마음과, 고장 난 시스템을 복원해온 과학자의 눈으로, 병든 정치를 고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하지만 아무리 명의라 해도, 과거를 직시하지 않으면 미래를 고칠 수 없다. 정치인들이 역사의 갈림길마다 어떤 태도를 취했는지, 이제는 분명히 밝혀야 할 때다.12.3 계엄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는가. 4.4 탄핵을 어떻게 평가하는가.대선 패배의 원인을 정파적 계산이 아닌, 역사적 관점에서 어떻게 분석하는가.국민은 이제 정치인의 기술이 아니라, 정치적 양심에서 나온 책임 있는 발언을 듣고 싶어 한다. 그 누구의 입장이 아닌, 자신의 분명한 입장. 그 어떤 설명도 아닌, 자신의 분명한 책임.정치를 정직하게 마주하는 태도, 그것이야말로 지금 요구되는 리더십이다.‘누구의 책임인가’를 피하지 않고, ‘내가 무엇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를 얼굴을 드러내고 말하는 정치, 그것이 우리가 기다려온 변화다.이제 ‘정치의사 안철수’는 이름을 걸고 책임지는 구체적 혁신안을 내놓아야 한다.  어떤 메스로 집도할지는 그의 몫이다. 다만 국민의 눈높이에서 다음 몇 가지는 분명하다.공천 시스템의 객관화, 당무 운영의 투명성 확보, 청년 정치인 육성 생태계의 조성.이 모든 변화는 책임의 주체가 명확하게 드러나는 방식으로 제출되어야 한다.그리고 그 이름은 결과에 대한 정직한 책임의 주체로 남아야 한다.물론 이러한 개혁에는 당내 저항과 정치적 대가가 따를 것이다.그러나 그 장벽을 넘지 못한다면, 혁신은 시작조차 할 수 없다.명의는 환자의 눈을 마주하고, 정치인은 국민의 눈높이를 맞추며, 혁신가는 현실의 고통을 함께 짊어진다. 책임을 회피하지 않는 이야말로 진짜 리더다.내가 혁신위원장 추대를 축하하자, 그는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화답했다.함께 방호복을 입었던 그였기에, 나는 그 말을 믿는다.안철수는 그런 리더였다. 그리고 지금도, 변함없다.수술복처럼 방호복을 입고 국민 곁에 섰던 사람.‘정치의사 안철수’는 이제, 진료실을 넘어 수술실에 들어섰다그리고 다시, 그 옷을 입었다.진단은 끝났다. 이제는, 이름을 걸고 새로운 정치의 책임을 시작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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