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전격 인상했다. 당초 '동결' 쪽에 무게를 뒀던 시장의 예상은 빗나갔다. 물가안정에 중점을 두겠다는 한은의 정책방향은 보다 명확해졌다. 금통위는 13일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2.75%로 결정했다. 기준금리는 지난해 7월과 11월 두 차례 인상으로 2.50%로 올라선 뒤 12월에는 동결됐다. 금통위가 이처럼 기준금리를 상향 조정한 것은 연초부터 국제원유가·곡물가, 농수산식품 등 생필품가격이 급등하는 등 물가불안이 확산되고 있어, 시중의 돈줄을 죄어 물가상승을 억제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실제 12월 전년동월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5%로 전월(3.3%)보다 오름폭이 확대됐으며, 근원인플레이션율도 2.0%로 상승폭이 커졌다.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월대비 0.6% 상승했다. 금통위는 이날 배포한 '최근의 국내외 경제동향'에서 "소비자물가는 수요압력이 높아지는 가운데 국제원자재가격 및 농축수산물가격 등 공급측면에서의 상승압력이 가중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앞서 한은은 올해 통화정책 방향을 발표하면서 물가안정 기조를 '확고히' 하겠다고 밝혀 시장에서는 이를 금리인상의 시그널로 해석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와 함께 '견조한 성장 유지'를 강조해 기준금리 인상을 예상보다는 소극적으로 하겠다는 뜻이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결국 한은이 시장에 금리인상에 대한 정확한 시그널을 주지 못했다는 점에서 비판의 여지가 있어 보인다. 금통위가 1월에 금리를 인상한 것은 지난 1999년 이후 12년 만에 처음이다. 박혁수 현대증권 연구원은 "1월에는 설날 자금방출 때문에 기준금리를 인상하지 않는 게 전례"라며 "올해 들어 한은의 기류가 확 바뀐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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