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곳곳에 폭우가 쏟아지면서 산사태와 각종 시설물이 파괴되고 다수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호우경보가 내려진 경북도와 대구지역 곳곳에서도 물폭탄과 같은 폭우로 산사태와 도로 침수 등이 빚어지고 주민들이 구명보트를 타고 대피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17일 호우경보가 발효 중인 경북 청도에서 시간당 4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며 산사태가 일어나고 도로가 물에 잠겼다. 당국은 주민 구조 등 활동에 나섰다.
 
경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51분께 청도군 청도읍 구미리 2번지에서 산사태가 났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비슷한 시각인 오후 1시 54분께 경찰에도 "산사태로 인한 토사가 인근 암자와 민가를 덮친 것 같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당국에 따르면 이번 산사태로 민가로 추정되는 건물 1채와 승용차 1대가 토사에 일부 묻힌 것으로 나타났다. 당국은 산사태 사고가 난 지점 인근 민가에 거주 중인 주민 4명을 대피시켰다.청도 지역 주요 도로와 교량 곳곳은 빗물이 모여 만들어낸 크고 작은 물웅덩이로 변했다. 집안까지 들어찬 물을 빼내지도 못한 채 주민들은 연신 한숨을 내쉬었다.같은 시간대 청도군 청도읍 원정리 중앙초등학교는 산에서 넘쳐 흘러내린 물로 운동장이 침수됐다. 빗물은 성인 발목 높이까지 차올라 일대 마을을 위협했다. 이와 함께 오후 2시께 청도읍 원리 일대에서는 도로와 차량 일부가 침수되는 사고가 난 걸로 나타났다.당국은 이번 산사태로 인한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걸로 파악하고 있으며 사고 현장에서 자세한 피해 상황을 추가로 파악 중이다.청도에서는 이날 오후 시간당 45.5㎜의 폭우가 쏟아졌고 이날 오후 4시 30분 기준 165mm의 누적 강수량을 기록했다.
 
대구 시내 일부 저지대는 폭우에 잠기기도 했다. 대구시는 이날 오후 2시 42분께 수성교 상류 진출입로를 차단하는 등 신천 진출입로 37곳을 통제했다. 
 
이와 함께 신천, 금호강 주변 등 하천 둔치 주차장도 일부 입차를 제한했다. 시는 또 신천동로가 침수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오후 3시 35분부터는 신천동로 통행을 차단하고 시민들에게 우회도로를 이용하도록 안내했다. 지역 공공야영장 11곳의 운영도 중단했다. 
이날 오후 2시 21분께에는 대구시 북구 노곡동 일대 도로가 폭우로 잠기며 차량 여러 대가 침수됐다. 도로 주변 주택에도 물이 차올라 일부 주민들이 구명보트 등을 이용해 대피하기도 했다.
이날 오후 4시 기준 대구의 누적 강수량은 78.4㎜다. 지점별로 달성이 141㎜로 가장 많고 서구 110㎜, 북구 90.5㎜, 동구 78.6㎜ 등이다.
대구 전 지역에 호우경보가 발령되자 김정기 대구시장 권한대행은 폭우 피해가 예상되면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 선제적인 조치를 하라고 당부했다. 또 호우피해 발생 지역에는 유관 기관이 총력 대응하고 침수지역에 가능한 모든 자원을 투입해 피해를 최소화할 것을 주문했다.
대구를 비롯해 경북 상주, 문경, 고령, 등에도 많은 비가 내려 현재까지 누적 강수량은 54∼115㎜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문경, 상주, 영주 등 3곳에는 산사태주의보가 내려졌다.
 
호우 경보는 3시간 예상 강우량이 90mm 이상, 12시간 예상 강우량이 180mm이상일 때 발효된다.
 
전국적으로도 수도권과 충청, 호남 지역에서 폭우 피해가 잇따랐다. 이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는 17일 집중호우 대응을 위한 회의를 열고 풍수해 위기경보 '심각' 단계를 발령했다. 또 중대본 3단계를 가동해 부처와 유관기관의 비상대응태세를 최고 수준으로 상향 조정했다.이에 따라 중대본 근무자가 증원되고, 가용경찰력과 장비 총력 지원, 부처별 재난상황실 확대 운영 등이 이뤄지게 된다.중대본 3단계가 발령되기는 2023년 이후 처음이다. 2022년과 2023년 태풍과 호우로 각각 1차례씩 중대본 3단계가 발령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