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날라리담장 너머 세상이 궁금한 날라리바람의 푸른 눈이 생겨난 날라리바람이 손을 잡아주는 것은 바람이어서서로를 날라리라 부르며까르르 까르르 배꼽 잡는 날라리나도 한 때 날라리가 되고 싶었네동네 개들처럼 껄렁껄렁 거리를 배회하고전주위에 앉아 쩍쩍 껌도 싶고 싶었네몇 번을 말해도 말귀를 못 알아듣는멍청하고 평화로운 새들처럼 나무에서 장독대로 바지랑대로폴짝폴짝 제멋대로 날아가는천하의 날라리가 되고 싶었네살다보면 누구나 한번쯤날라리가 되고 싶은 날이 있잖아요무거운 얼굴은 벗어버려냄새나는 구두는 던져버려꿈결처럼 혁명처럼 귓가에 속삭이면나 이제 눈 딱 감고 용감무쌍 날라리가 되고 싶네슬픔대신 손톱을 길게 기르고날라리 날라리 친구 먹자 하고 싶네그러니까 날라리구름같은 걱정과 불안의 날들이여 안녕음악처럼 기적처럼 날아서어느 날 내게로 오면늘 웃는 나리 늘 푸른 나리산따라 바람따라 흘러가는정말 멋진 날라리가 되고 싶네- 이명윤의 시, '날라리가 되는 법' “그러니까 날라리”... ‘날라리가 되는 법’, 시가 재밌고 리듬이 재밌게 술술 읽힌다 사전을 찾아보니 ‘날라리’의 뜻은 “일없이 그저 노는 데에만 열심인 사람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라고 되어 있다. “그저 노는 데에만 열심인 사람”. 논다는 것은 무엇인가, 또한 잘 논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님을 우리는 안다. 우리는 때론 누구나 “무거운 얼굴 벗어버리고/냄새나는 구두 던져버리고” 일상의 무거운 짐을 벗고 용감무쌍한 날라리, 때론 산따라 물따라 흘러가는 새처럼 자유로운 사람이 되고 싶은 날이 있다. 이 시는 그러한 일상의 따분한 굴레를 벗어나 한 번쯤은 자유로운 일탈의 삶을 추구하고 싶은 강한 희망을 ‘날라리’라는 대상을 비유로 설득력 있게 노래하고 있다. “바람의 손을 잡아주는 것은 바람이라서/서로를 날라리라 부르며/까르르 배꼽 잡는 날라리” 또는 “동네 개들처럼 껄렁껄렁 거리를 배회하고/멍청하고 평화로은 새들처럼/폴짝폴짝 날아가는 천하의 날라리가 되고 싶다“는 화자의 마음이 천진스럽고 상쾌한 감정으로 독자를 사로잡는다. 그러니까 날라리여! 구름 같은 걱정과 불안의 날들이여 이제 안녕! 슬픔 대신 손톱이나 길게 기르고 누구나 한 번쯤은 멋진 날라리가 되고 싶다! 멋진 나만의 낭만적 삶을 가꾸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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