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발생한 대구 북구 노곡동 침수 사고가 수문 미개방과 제진기 가동 중지 등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돼 인재(人災)였던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이날 호우경보가 내려진 가운데 노곡동 일대에 침수가 진행될 당시 금호강 연결 지점의 수문이 닫혀 있었고 배수로 제진기 가동이 중지돼 침수 피해가 컸던것으로 확인됐다. 대구시는 노곡동 침수 사고 피해 경위를 조사한 결과 이같이 파악됐다고 21일 밝혔다.당시 금호강 수위는 배수펌프가 작동할 정도로 높지 않아 수문이 열린 상태에서 자연 배수가 이뤄졌어야 했지만 알 수 없는 이유로 수문 2개 중 1개가 닫혀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닫혀 있던 1개 수문에 연결된 배수펌프는 지난 4월 고장 나 현재 수리 과정에 있는 것으로도 나타났다.그러나 당시 열려 있었어야 할 수문이 닫혀 있었다는 점에서 1개 펌프 고장은 이번 침수 사고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시는 설명했다.또 배수펌프에 유입되는 쓰레기 등 부유물질을 골라내는 기기인 배수로 제진기는 부유물 때문에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침수 발생 후 2시간 만에 펌프 가동 없이도 물이 빠졌다는 점 등에서 제진기 가동 중지로 역류가 발생했는지 여부는 알 수 없는 상태라고 시는 밝혔다.이에 따라 시는 민관 합동 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정확한 원인 규명에 나섰다. 조사위는 22일부터 8월 4일까지 2주간 운영되며 민간 전문가 5명과 시 관계자 9명 등 총 14명으로 꾸려졌다. 이들은 침수 발생 원인 분석과 재해 대응 체계 개선을 중점적으로 다룰 계획이다. 침수 경위와 관련해 최종 원인은 조사위의 정밀 조사를 거쳐 8월 초 발표될 예정이다. 시 등에 따르면 지난 17일 노곡동에는 시간당 최대 48.5mm의 집중호우가 내리면서 주택과 상가 20곳, 차량 40대 등 총 66건의 침수 피해를 입었다. 주민 26명은 고립돼 소방 당국의 구조 보트를 이용해 대피했다.시는 피해 주민들을 위해 차량 렌트 지원과 함께 소상공인 대상 금융 지원책도 마련했다. 이차보전 긴급경영자금(1.7~2.2%), 긴급금융 특별보증(최대 1000만 원, 보증료율 0.8%), 재해중소기업 특례보증(최대 3억 원, 보증료율 0.5%) 등이 지원된다. 삼성·LG와 협력해 침수 가전제품 무상 수리 서비스도 제공 중이다.피해 산정은 전문 손해사정사가 신속하고 공정하게 진행하며 이를 위해 노곡동 주민지원센터 내 현장 원스톱지원센터가 설치돼 피해조사반, 원인조사반, 민원대응반, 금융지원반 등으로 나눠 운영되고 있다. 지원 일정은 21일 손해사정사 협의 및 지원방안 결정을 시작으로 22일부터 30일까지 피해액 조사 및 단기지원 병행, 30일 이후 손해액 산정과 보상액 확정 순으로 진행된다.대구시 관계자는 “철저한 원인 규명과 함께 피해 주민들이 조속히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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