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국회에서 열린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내정자 인사청문회에서는 불법 농지취득, 박사학위 논문 표절, '남한강 예술특구 사업' 외압 의혹 등이 도마에 올랐다. 민주당 최문순 의원은 경기 양평에 있는 정 내정자의 농지에 대해 "(해당 농지의) 실질 양도는 1995년이지만 2004년 등기 이전이 이뤄졌다"며 "부동산을 사놓고 3년 이상 자기 명의로 등기를 이전하지 않을 경우 형사처벌과 함께 과징금이 부과된다"고 부동산 실명제법 위반 의혹을 제기했다. 최 의원은 "부동산 실명제는 정 내정자가 청와대비서관을 지낼 당시 김영삼 전 대통령이 부동산 투기가 너무 심하다고 해 실시했던 제도"라며 "정 내정자는 명의이전 과정에서 해당 농지에 농사를 짓는 것처럼 꾸며 허위로 농업경영계획서를 작성했다"고 주장했다. 정 내정자는 이에 대해 "해당 부동산은 (조상 때부터) 대대로 (물려) 내려오는 땅이고 부모님이 돌아가시기 전 농사짓던 땅으로 유산으로 증여 받은 것"이라며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증여받은 유산을 신고하지 못했는데 부동산실명제법 위반이라는 판단은 못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형제간에 증여를 받았다가 명의가 이전되는 과정에서 법이 바뀌어 농업경영계획서를 낸 것"이라며 "농업경영계획서는 농지를 투기대상으로 삼을까봐 제출하는 것인데 나는 대대로 내려오는 땅을 명의이전한 것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 최종원 의원은 정 내정자가 2004년 성균관대 박사학위 논문 '한국 정당의 민주화에 관한 연구 - 공직후보자 당내 경선을 중심으로'를 저술하면서 정모씨의 1998년 서울대 박사학위 논문을 일부 표절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최 의원은 "정 후보자는 2004년 박사학위 논문을 냈는데 이 논문은 54페이지 중 정모씨와 유모씨의 논문을 베낀 부분이 11.5페이지"라며 "표절이 심해도 너무 심하다. 표절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할 용의가 있는가"라고 추궁했다. 정 내정자는 이에 대해 "원전을 인용한 것"이라며 "논문을 쓸 당시의 관행대로 원저는 각주를 했지만 원전을 인용해 국내에서 쓴 박사학위의 다른 논문은 (각주를) 동시 게제하지 않았다. 문제가 있다면 사과하겠다"고 해명했다. 민주당 천정배 의원은 "지난해 말 한나라당이 날치기 처리한 예산 중 정 내정자가 강력하게 추진했던 남한강 예술특구사업의 예산이 포함됐다"며 "이 사업을 위해 문화부, 기획재정부, 방송통신위원회 등 정부 기관들이 갖가지 불법·편법을 동원했다는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천 의원은 "문화부는 사업비 500억원이 넘으면 받아야 하는 예비타당성 조사를 피하기 위해 사업비를 은폐·축소해 485억원으로 책정했는데 100억원 가량의 추가 사업비가 더 있다"며 "특히 지역구사업임에도 100% 정부예산으로 책정됐는데 그 배후에 누가 있겠느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사업부지가 한국방송광고공사(KOBACO) 소유의 땅임에도 KOBACO의 동의없이 예산이 통과됐다"며 "문화부 연구용역 역시 정 내정자의 지인이 연구자로 포함되는 등 겉치레로 불공정하게 진행됐다"고 밝혔다. 정 내정자는 이에 대해 "문방위원장으로서 필요하다고 생각해 추진했고 그 과정에서 사리사욕은 생각하지도 않았다"며 "사업추진 방향은 알고 있지만 정확하게 어디에 얼마가 드는지는 잘 모른다"고 해명했다. 또 "사업부지는 KOBACO 연수원 자리인데 김대중 전 대통령 때부터 정권이 바뀔 때마다 매각 대상으로 거론돼왔다"며 "해당 지역에는 문화예술인 500여명이 거주하고 있고 자연발생적으로 갤러리가 몰려있는데 이 지역에 예술특구를 만들면 국가 미술시장에 활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보안법 위반경력이 있던데 사유가 무엇이냐"는 한나라당 허원제 의원의 질문에 "대학교 때 운동권에서 재미동포들이 북한을 다녀와 출판한 책을 다시 만들어 배포하고 나눠 읽었다고 해서 국보법 위반 판결을 받았다"며 "하지만 출소할 시점에 (금서였던)그 책은 해금돼 베스트셀러가 됐다"고 말했다. 한편 정 내정자는 청문회 과정에서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문화부 장관을 하던 당시 획기적인 변화를 이뤄냈다"며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역대 문화부 장관 가운데 최고의 장관으로 박 원내대표를 꼽았다. 그는 한나라당 진성호 의원으로부터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 이명박 정부를 거치면서 여러 문화부 장관들이 재임했는데 업무성과가 뛰어난 사람을 꼽는다면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받고 "가장 인상깊었던 장관은 우리나라 문화예산을 전체 예산의 1%대로 올려놓은 박지원 원내대표"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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