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분기 한국 경제가 소비 회복과 수출 호조에 힘입어 전 분기 보다 0.6%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은행이 당초 전망한 0.5%보다 0.1p 높지만 건설 및 설비투자는 여전히 역(-)성장에서 벗어나지 못한 모습이다.
한국은행은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직전분기대비·속보치)이 0.6%로 집계됐다고 24일 밝혔다. 성장률은 지난해 1분기 '깜짝 성장'(1.2%) 이후 곧바로 2분기 -0.2%로 떨어졌고, 이후 3분기(0.1%)와 4분기(0.1%) 거의 정체됐다가 올해 1분기(-0.2%) 다시 뒷걸음쳤다.
이동원 한은 경제통계2국장은 향후 전망과 관련해 "하반기 관세 영향이 본격화하면서 수출입 부문은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반면 2차추경과 심리 회복 등 요인이 가세하면서 민간소비와 내수는 좋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이 국장은 미국이 일본과 협상한 것처럼 우리나라 상호관세율이 15%로 낮아질 경우에 관해 "5월 전망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고, 약간 안 좋은 정도로 보인다"고 했다. 5월 경제전망에서 미국 관세율을 가정한 것보다 다소 높은 수준이라는 의미다. 한은은 지난 5월 올해 연간 성장률을 0.8%로 전망하면서 2차추경이 올해 성장률 0.1%포인트(p)를 높이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봤다. 한은에 따르면 산술적으로 연간 성장률 0.9%를 달성하려면 하반기 평균 0.7% 성장해야 하고, 연간 성장률 1.0%를 달성하려면 하반기 평균 성장률이 0.8% 이상 나와야 한다. 이는 이번 2분기 성장을 반영한 것이다.2분기 성장률을 부문별로 보면 민간 소비가 승용차·오락문화 등을 중심으로 0.5% 늘었다. 정부 소비도 건강보험 급여비 위주로 1.2% 증가했다. 수출은 반도체·석유화학제품 등의 호조로 4.2% 증가했다. 수입도 원유·천연가스 등 에너지류를 중심으로 3.8% 늘었지만, 증가율이 수출에 미치지 못했다.건설투자는 건물·토목 건설 부진과 함께 1.5% 줄었다. 설비투자도 반도체 제조용 기계 등 기계류와 선박 등 운송 장비 위주로 1.5% 감소했다.2분기 성장률에 대한 기여도를 보면, 순수출(수출-수입)과 내수가 각 0.3%p로 집계됐다. 순수출과 내수가 0.3%p씩 성장률을 끌어올렸다는 뜻이다. 특히 내수의 기여도가 1분기(-0.5%p)와 비교해 큰 폭으로 개선됐다. 내수를 다시 나누면 민간 소비와 정부 소비의 기여도가 각 0.2%p로 성장을 주도했다. 반대로 건설투자(-0.2%p)와 설비투자(-0.1%p)는 성장률을 깎아내렸다.업종별로는 제조업이 컴퓨터·전자·광학기기 위주로 2.7% 성장했고, 서비스업도 도소매·숙박음식업·부동산업 등의 회복으로 0.6% 늘었다. 1분기 각 -0.6%, -0.2% 역성장 이후 반등에 성공했다. 하지만 건설업은 건물·토목건설이 모두 줄어 4.4% 급감했고, 전기·가스·수도업도 전기업을 중심으로 3.2% 역성장했다. 농림어업도 어업 부진 등에 1.4% 뒷걸음쳤다.2분기 실질 국내총소득(GDI) 증가율은 1.3%로, 실질 GDP 성장률(0.6%)을 웃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