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4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금융기관을 향해 "손쉬운 주택담보대출 같은 이자 놀이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투자 확대에도 신경 써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그렇게 국민경제 파이가 커지고 금융기관도 건전하게 성장·발전하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 근본적이고 원론적인 지적이지만, 경기하강기 은행의 막대한 이자 이익에 대한 사회적 반감이 커져 있던 상황이어서 금융권은 대통령의 지적에 촉각이 곤두설 수밖에 없다.최근 국내 은행들의 실적은 매년 최대 기록을 새로 쓰는 중이다. 지난해 KB·신한·하나·우리 등 국내 4대 금융지주는 이자로만 무려 42조원에 육박하는 수익을 냈다. 삼성전자의 작년 영업이익(32조7000억원)보다 9조원 이상 많다. 이들의 순이익은 작년 16조4000억원으로 전년 14조9000억원보다 늘었고 올해는 18조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올 상반기에만 KB금융지주는 3조4357억원의 순이익을 내 작년 동기보다 23.8%나 늘었다.사실 은행은 주담대를 비롯한 대출에서 받은 이자 이익이 압도적이니 투자나 여타 사업에 신경 쓸 필요가 없다. 그리고 일시적으로 투자 손실이 나거나 다른 분야의 수익에 문제가 생겨도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따라서 시어머니인 금융당국의 지시와 규제만 잘 따르면서 예금으로 들어온 자금을 빌려주기만 하면 된다. 무리하게 다른 사업을 벌여 돈을 벌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그러니 특정 사업이나 기업에 투자하기 위해 사업성 또는 수익 구조를 평가·전망하거나 신용평가에 공을 들일 이유도, 능력도 없는 '우물 안 개구리'가 될 수밖에 없다.은행의 막대한 이자 이익은 은행의 노력만으로 이뤄진 것이라 보기도 어렵다. 은행 이자 이익의 기저엔 부동산 관련 대출이 급증하게 된 주택시장의 문제가 깔려있으니 그 근본 원인부터 해결하는 것이 맞는 순서다. 은행들도 사회공헌과 소외계층 지원 등으로만 사회의 따가운 시선을 피하려 할 게 아니라 가계·기업과 함께 성장하고 필요한 부문에 자금을 공급해주는 '따뜻한 금융'의 역할을 고민할 때다. '이자 장사'라는 국민적 눈총에서 벗어나 국가 경제의 자금 공급자라는 금융 본연의 역할을 다하는 길이 거기에 있음을 은행들도 모르지 않을 것이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