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늘지 않는다.꽃은 저 혼자서도 피었다 지고송아지도 어미 말을 알아듣는데시가 늘지 않는다.살다 보면 사랑도 늘고 술이 늘고이별도 늘어 가는데나의 시는 늘지 않는다.인생이 늘지 않는다. - 이상국의 시, '시'폭염 속의 나날, 삶도 지치고 사람도 지치고 시도 지쳐서 시가 늘지 않는다.시속 화자의 말처럼 세월이 가면 꽃도 혼자서 피었다 질줄 알고, 송아지도어미 말을 알아들을 줄 아는데 시는 늘지 않는다 인생이 늘지 않는다.“살다 보면 사랑도 늘고 술이 늘고 이별도 늘어 간다.” 그런데 술도 사랑도 늘지만시는 늘지 않는다. 왜 그럴까? 시란 참 묘한 영혼의 것이기 때문이다.시를 쓴다는 것, 인생을 쓴다는 것이다, 진실한 한마디 말을 쓴다는 것이다,진실한 한마디 말은 이처럼 쓰기가 어렵다는 것을 말해준다.평생 시를 써온 명색이 대가라는 시인도 시를 쓸 때마다 시를 어떻게 쓰지?하고 고민을 한다는 말을 들은 기억이 있다. 그렇다 시는 붕어빵을 찍어내듯 찍어내는 것이 아니다.유언을 하듯이, 정신의 피를 짜내서 쓰는 영혼의 말이기 때문이다.그렇다고 시가 시 다워야 한다고 너무나 엄숙주의에 빠진 시도 곤란하다시의 탈을 쓴 시 비슷한 시들도 곤란하다. 너무 무거운 시도, 별것 아닌 것을 가지고별것인 양 호들갑을 뜨는 시도 곤란하다.독자들 앞에 섬광처럼 태어나는 시, 그런 시를 고민하는 시인들에게 시 쓰기는 느는게 아니다. 가도 가도 막막한 성지 순례 길 같은 여정이다. 이 무더위가 가면 곧 가을이다. 가을이여. 너가 기다려지는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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