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이 있다고 하면 가장 먼저 듣는 조언은 걷기입니다. 꾸준히 걸으라고, 가볍게 땀을 흘리라고 권합니다. 유산소 운동은 혈당을 다스리는 기본입니다. 그런데 걷기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이번에 발표된 대규모 연구는 단순히 걷기만 하는 것보다 근육을 키우는 일이 당뇨병 예방에 훨씬 강력한 방패가 된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심지어 당뇨병에 걸리기 쉬운 유전자를 타고난 사람조차 근육이 충분하면 발병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습니다.영국 바이오뱅크의 14만 명을 추적한 이번 연구는 손아귀 힘, 즉 악력을 통해 근력을 측정했습니다. 손바닥에 잠깐 힘을 주는 간단한 시험이었지만 그 결과는 결코 가볍지 않았습니다. 근력이 약한 사람에 비해 근력이 강한 사람은 7~8년 사이 당뇨병에 걸릴 확률이 44%나 낮았습니다. 생활 습관과 체중을 감안한 뒤에도 이 효과는 유지되었습니다. 더 놀라운 사실이 있습니다. 고위험 유전자군에 속하면서도 근력이 좋은 사람은 유전적으로 당뇨에 걸릴 위험이 작지만 근력이 약한 사람보다 오히려 당뇨병 위험이 낮았습니다. 타고난 유전자라는 강력한 바람을 맞더라도 근육이라는 노를 들고 있으면 얼마든지 흐름을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는 뜻입니다.    결국, 우리의 몸은 단순히 주어진 조건만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매일 작은 노력으로 방향을 새롭게 설정할 수 있습니다.이번 연구는 단순한 운동 권장의 차원을 넘어섭니다. 근육은 그저 움직임을 돕는 기관이 아니라 몸속 혈당을 다스리고 병을 막는 적극적인 수문장입니다. 시작이 거창할 필요는 없습니다. 매일 조금씩 근육을 키우면 됩니다. 근육이 늘어날 때마다 병이 스며들 틈은 사라지고 몸은 점점 더 단단한 성벽이 됩니다. 오늘 만든 근육이 내일의 혈당을 지키고 훗날의 건강을 지키는 든든한 보험입니다. 오늘 들으실 곡은 쇼팽이 작곡한 녹턴 9번과 10번입니다. 1837년 작품 번호 32번으로 함께 출판되었고 빌링 남작부인에게 헌정되었습니다. Op.27의 두 곡에서 보여준 기교와 감성의 절정을 지나 이 두 곡은 다소 소박하고 다양한 접근 방식으로 녹턴이라는 장르를 탐구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다만 Op.27의 녹턴과 같은 통일된 감정 흐름이나 음악적 완결성은 조금 덜하다는 평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 곡에는 순간적인 아름다움과 쇼팽다운 독창성이 반짝이는 순간들이 담겨 있으며 Op.37로 이어지는 녹턴 발전 과정의 중요한 징검다리로 여겨집니다.녹턴 9번은 쇼팽 특유의 단순하면서도 깊은 감정을 담은 선율로 시작됩니다. 이 곡은 전통적인 ABA 형식을 따르고 있으나 각 부분이 비교적 느슨하게 연결되어 있어 자유로운 흐름을 느낄 수 있습니다. 특히 중간 부분은 감정적으로 좀 더 격렬해지며, 단조의 어두움이 곡 전체에 일시적인 그림자를 드리웁니다.    종결부는 다시 평온한 분위기로 회귀하면서 곡을 차분하게 마무리합니다. 전체적으로 이 곡은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보다는 조용히 스며드는 듯한 서정을 담고 있습니다.녹턴 10번은 후에 발레 '레 실피드'에서 중요한 장면에 사용되면서 대중적으로도 널리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곡은 마치 짧은 성가처럼 느껴지는 두 마디의 도입부로 시작되며, 이는 종결부에도 다시 등장해 곡의 틀을 형성합니다.    본격적인 선율은 단순하고 온화한 분위기로 전개되며, 쇼팽의 특유의 선율미와 간결한 장식이 조화를 이룹니다. 중간 부분에서는 보다 격정적인 감정이 드러나며, 반음계적인 진행과 빠른 전개로 앞서의 평온함과 대조를 이룹니다. 이후 다시 돌아오는 A 부분은 중간의 격렬함에 물든 듯, 완전한 평정을 되찾기까지 시간이 필요해 보입니다.    마지막은 처음의 도입부가 속삭이듯 피아니시모로 재현되며 마무리됩니다. Op.32의 두 곡은 쇼팽의 녹턴이 단지 아름다운 밤의 음악을 넘어 감정의 내면을 탐색하고 형식의 경계를 유연하게 확장하는 시도로서의 성격을 지녔음을 잘 보여줍니다.    한 곡은 차분한 멜랑콜리를 또 다른 곡은 서정 속의 역동성을 통해 우리가 밤의 고요 속에서 마주하게 되는 감정의 미묘한 결들을 섬세하게 그려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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