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여름이면 전국의 지자체장이 ‘국비 확보’ 전쟁에 나선다. 여야를 막론하고 모든 시장과 군수들이 국회를 오가고, 정부 부처 문을 두드리는 건, 결국 예산 없이는 지역 발전도 없기 때문이다. 한정된 재정 속에서 중앙의 예산을 따오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정책 설명은 물론, 사업의 시급성, 지역적 특수성까지 설득해야 하기에 때로는 자료보다 ‘웅변력’이 더 필요하다고까지 말한다.
 
이런 시기, 김천시의 배낙호 시장이 보여주는 행보는 눈에 띄게 ‘부지런하다’. 취임한 지 불과 넉 달. 누구보다 빠르게 중앙 무대에 뛰어들어 지역 현안 해결을 위한 세일즈 행정에 나섰다. 지난 4월 재선거로 당선된 직후 이철우 경북도지사를 찾아간 것을 시작으로, 기획재정부·행정안전부·환경부·보건복지부 등 중앙부처 방문만도 열 손가락이 모자란다.
 
눈여겨볼 점은, 제1야당 국민의힘 원내대표인 송언석 국회의원과의 유기적 협력관계다. 중앙과 지방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는 지역 국회의원과의 협치는 국비 확보의 실질적 동력이 되기 마련이다. 여야를 떠나 ‘지역 발전’이라는 공동 목표 앞에서는 협력이 최선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배 시장은 취임 후 바로 달려간 곳이 이철우 경북도지사를 만나 지역의 태산 같은 현안 해결에 담판 지었다. 같은 달 28일에는 보건복지부를 찾았고 이어 환경부를 방문했다. 조기 대선 정국에도 5월 7일 환경부 차관, 5월 8일 국토교통부 차관, 5월 12일 기획재정부 차관 면담, 8월 4일 기획재정부(2차) 및 행정안전부 방문에 이르기까지 예산 확보를 위해 광폭 행보를 이어갔다. 주요 부처 방문에서 주요 사업 추진의 타당성 및 시급성을 직접 설명하고, 2026년도 정부 예산안에 적극반영될 수 있도록 건의해 긍정적인 답변을 받아냈다.
  박준호 기재부 사회예산심의관을 만난 자리에서는 김천하수처리장 개량 사업의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를 적극 요청했다. 경북 첨단콘텐츠 혁신센터 조성사업, 산업단지 완충저류시설 설치사업, 노후하수관로 정비사업 등 문화·환경 분야 지역 현안 사업에 대한 내년도 정부 예산 반영을 요청했다. 이어 강윤진 경제예산심의관을 만나 대구권 광역전철 2단계(김천~구미), 중부내륙고속도로(김천JC~낙동JC) 확장, 동서 횡단철도(김천~전주) 건설 사업의 예비타당성 조사 통과 및 K-드론 지원센터 구축, 미래차 부품산업 생태계 기반 구축 등 계속사업의 지속적 예산지원을 건의했다.
 
행정안전부 정제룡 중앙 재난 안전상황실장을 만나 폭염·폭우 등 지역 자연 재난 대비 준비 상황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하종목 지방재정국장실을 방문해 미래차 애프터마켓 부품산업 활성화 기반 구축 사업의 중앙투자심사 통과의 당위성을 설명하고, 지역 현안 숙원사업인 달봉산 터널 건설 사업에 대한 특별교부세 지원을 강력히 요청했다. 취임 4개월 사이 예산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달려가는 배 시장의 세일즈 행정은 역대 시장들 가운 데 가장 부지런한 시장으로 시민들은 평가하고 있다.
 
지금 김천은 변화의 기로에 서 있다. 인구 정체, 산업 구조 전환, 기후 변화에 따른 도시 전략 재설정 등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그만큼 재정적 뒷받침은 절실하다. 지방정부의 독자 재정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결국 정부 예산의 유입 없이는 미래 산업 기반도, 도시 재생도, 시민 복지도 요원하다.배 시장의 행정은 때로 조용하지만, 치밀하고 끈질기다. 그리고 무엇보다 ‘발로 뛰는’ 시장이다. 탁상 위의 계획보다는 현장을 누비며 답을 찾고, 사람을 만나 설명하고 설득하는 방식이다. 세일즈 행정은 말처럼 쉽지 않지만, 지금 김천에는 그런 시장이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 다행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