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에 적어도 3번은 만나는데, 가장 인상깊었던 것이 경청하는 자세였다. 그 정도면 굉장히 높은 지위인데도 우리의 얘기를 다 들어주더라. 굉장히 감동을 받았다."
권영수 LG디스플레이 사장은 지난 21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의 한 중식당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근 스티브 잡스 CEO(최고경영자)의 병가로 애플을 이끌게 된 팀 쿡 COO(최고운영책임자)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LG디스플레이는 애플의 스마트폰 '아이폰'과 태블릿PC '아이패드'에 탑재된 IPS(In-Plane Switching) 터치패널을 공급하고 있다.
권 사장은 "애플은 우리와 가장 가까운 업체"라고도 했다.
잡스 CEO의 병가소식에 대해 "우리로서는 굉장히 중요한 문제다. 빠른 쾌유를 빈다"고 밝힌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잡스 CEO를 두고서는 "산업계의 새로운 수요를 움직이는 대단한 경영인"이라고 평했다.
그는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스마트 영역에서 IPS 방식의 기술력이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다"며 "여러 업체들이 이를 선호하고 있다. 좋은 고객들이 어느날 갑자기 찾아와서 공급 받기를 원하고 있다고 한다"고 말했다.
IPS 기술에 대한 LG디스플레이의 자부심은 대단하다. 경쟁사인 삼성전자가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불리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를 탑재한 모바일 제품을 내세우는 것에 대해 "모바일 제품은 IPS 기술로 충분하다"(정호영 LG디스플레이 부사장)고 말할 정도다.
권 사장은 최근 내놓은 FPR(필름패턴 편광안경식) 3D패널에 대해서도 "경쟁사가 따라올 수 없는 차별화된 제품"이라고 자평했다.
그는 "LG전자는 FPR 방식에 3D TV 전략의 모든 것을 걸기로 했고, 필립스도 그렇게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도시바와 비지오도 이 방식을 적용하게 된다"며 "이 정도 TV 제조업체들이면 전 세계에서 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구본준 부회장이 이끌고 있는 LG전자와 관계에 대해서는 "구본준 부회장이 디스플레이사업을 해봤기 때문에 더 가까워졌다"며 "단기적인 것 뿐만 아니라 2~3년 후에 나올 제품들 역시 함께 고민하고 있다. 모바일, TV 모두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LCD(액정표시장치) 불황에 대해서는 "실제 최근 TV 수요가 살아나고 있다. 완제품업체들이 보수적으로 운용하던 것을 정상으로 돌리면 시황이 많이 나아질 것"이라며 "3월부터는 상황이 많이 바뀔 것이고, 2분기부터는 괜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LCD패널 공장 투자건에 대해서는 "중국에 할 투자를 파주 P9 8세대에 먼저 했다"며 "많이 지연될지 여부는 올해 상반기 시황을 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이날 경기 파주 디스플레이클러스터에 건설 중인 P9에 2조4430억원을 투자, 8세대(2200㎜×2500㎜) 생산시설을 구축할 것이라고 공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