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슨홀(Jackson Hole)은 미국 와이오밍주의 북서부에 있는 골짜기 이름으로 고지대 휴양지이다. 이곳이 유명해진 이유는 매년 여름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이 주최하는 통화정책 관련 회의가 열리기 때문이다. 이 회의가 이른바 '잭슨홀 미팅'이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들과 12개 지역 연방준비은행 관계자들, 각국 중앙은행 총재 등이 대거 참석해 세계 경기의 흐름과 금융시장 동향, 중앙은행 통화정책의 방향 등을 논의하는 회의다. 오는 21일부터 열리는 올해 잭슨홀 미팅의 공식 주제는 '전환기의 노동시장:인구, 생산성, 거시경제정책'이다. 하지만 과거 이 회의에서 기준금리 결정 등을 비롯한 향후 통화정책의 방향에 대한 힌트가 제시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전세계 금융시장이 주목한다. 제롬 파월 미국 연준 의장은 2022년 잭슨홀 미팅에서 경기침체를 감소하고서라도 물가를 잡겠다고 선언해 코로나19 이후 이어진 저금리의 마침표를 찍었고, 작년엔 긴축정책의 종료를 선언했다. 연준 정책 기조의 틀을 전환하는 중대 선언의 무대가 돼온 셈이다.각국 중앙은행 총재들은 중대한 정책변화나 결정 때 여러 발언 기회를 통해 이를 시사하거나 알려 시장과 교감하는 기회로 삼는다. 시장이 받을 충격을 완화하고 변화에 대비할 시간을 주기 위함이다. 따라서 잭슨홀 미팅은 주요 정책의 방향을 논의하고 의견을 교환하는 기회인 동시에 이를 시장에 전달할 기회인 것이다.올해 트럼프 2기 출범 후 몰아친 관세정책으로 세계 경기는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불확실성의 시기를 지나고 있다. 현재 각국 중앙은행의 최대 관심사는 트럼프 관세로 인한 미국과 세계 경기의 방향이다. 연준의 통화정책은 환율과 금리, 주가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므로 그와 관련한 발언 하나하나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을 수 없다. 관세로 인한 물가 불안이 남아있지만 시장은 다음 달 연준이 금리를 내릴 것으로 보고 이번 잭슨홀 미팅에서 파월 의장이 이를 뒷받침하는 발언을 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이번 주말 미국 잭슨홀에서 '비둘기'가 날아오를지, 아니면 '매'가 날아오를지 전세계 금융시장이 숨죽여 지켜보고 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