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아파트 화재 소식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작은 불씨가 삽시간에 건물 전체로 번지고 순식간에 연기와 불길에 갇힌 주민들이 대피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일이 반복되고 있다.    특히 복도와 계단 등 피난 통로를 지켜주는 방화문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할 경우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방화문은 단순한 철문이 아니다. 화재 시 불과 연기를 차단해 대피 시간을 확보하는, 말 그대로 생명의 문이다. 그러나 통풍이나 출입의 편리함을 이유로 방화문을 고정하거나 물건을 두어 항상 열어두는 경우가 흔하다. 이는 단순한 생활 습관이 아니라, 이웃 전체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위험한 선택이다.실제로 최근 3년간 아파트 화재 사상자의 약 40%가 대피 과정에서 발생했으며 대부분이 ‘연기 흡입’으로 인한 피해였다.    반대로 닫힌 방화문 덕분에 인명피해를 크게 줄인 사례도 있다. 화재 현장에서 방화문이 제대로 닫혀 있어 유독가스 확산이 차단되면서 수십 명의 주민이 무사히 대피할 수 있었던 것이다. 작은 습관 하나가 생사를 가른 셈이다.방화문은 자동으로 닫히도록 설계돼 있으며 이를 임의로 고정하거나 기능을 훼손할 경우 최대 3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그러나 제재보다 더 중요한 것은 주민 개개인의 안전의식이다. 화재 예방은 장치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주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생활 속 실천이 모일 때 비로소 안전이 지켜진다. 방화문은 불편한 문이 아니다. 닫혀 있을 때 가장 강력한 소방시설이자, 우리 모두의 생명을 지켜주는 가장 가까운 안전장치다. 오늘, 내가 사는 아파트 방화문은 제대로 닫혀 있는지 확인해 보자. 안전은 누군가 대신 지켜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함께 지켜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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