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하고 섬세한 판결로 많은 시민의 사랑을 받던 미국 로드아일랜드주 지방법원 판사 프랭크 카프리오(88)가 별세했다. AP통신은 21일(현지시간) 카프리오가 오랜 췌장암 투병 끝에 평화롭게 눈을 감았다고 그의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인용해 전했다.카프리오는 재임 중 ‘프로비던스(로드아일랜드주 주도)에서 잡히다(Caught in Providence)’라는 계정을 직접 운영하며 법정 일화를 소개해 대중적 인지도를 높였다. 해당 영상의 누적 조회수는 10억 건을 넘어섰다.그의 법정은 ‘사람과 사건이 친절과 연민으로 만나는 곳’이라는 철학으로 알려졌다. 피고인석에는 방향지시등 미사용, 소음 과다 파티 등 경미한 위반 사례가 주를 이뤘고 그는 사정을 감안한 판결로 공감을 얻었다. 아들이 살해된 여성의 사연에 공감해 벌금 400달러(약 56만원)를 면제하거나 시급 3.84달러를 받는 바텐더의 신호위반을 선처한 사례가 대표적이다.카프리오는 “모두에게 자유와 정의를”이라는 구호를 언급하며 “현실은 그렇지 않다. 저소득층 미국인의 거의 90%가 의료, 부당한 퇴거, 재향군인 수당, 교통법규 위반 등 문제를 홀로 감당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최근에는 병이 재발해 병원에 재입원했다고 SNS 영상을 통해 알리며 기도를 요청했다. 유족은 그를 “헌신적인 남편, 아버지, 할아버지, 증조할아버지이자 친구”라고 회고하며 “연민과 겸손, 사람의 선함에 대한 확고한 신념으로 법정 안팎에서 수많은 삶에 영감을 줬다”고 밝혔다.댄 매키 로드아일랜드 주지사는 성명에서 “단순한 법률가가 아니라 공감의 상징이었고 정의가 인간애와 조화할 때 가능한 것을 보여준 인물”이라고 추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