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편성(종편) 채널로 선정된 4개 사업자 대표들이 '해외시장 공략'과 '상생' 협력을 강조했다.
27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열린 '제4차 디지케이블비전포럼'에 동아, 조선, 중앙,매경 등 4개 종합편성채널 사업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앞으로 사업방향에 대해 간략히 설명했다.
이 자리는 길종섭 케이블TV협회장의 '깜짝 제안'에 따라 이뤄졌다. 길 회장은 이날 포럼에서 정해진 프로그램이 끝난 후 4개 종편 대표들을 앞으로 불러 "제한된 광고시장 속 새로운 채널들이 등장하는 데다, 채널배정 문제 등 많은 우려가 나오고 있어 예비사업자 위치에서 앞으로 종편 방송을 어떻게 이끌어갈지에 대한 기본방향을 들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첫번째로 발표한 남선현 중앙일보 컨소시엄 대표는 "콘텐츠와 글로벌화 이 두가지를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하겠다"며 "좋은 프로그램을 많이 만들어 시청자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프로그램)기획단계부터 글로벌에 초점을 맞춰 많은 외화를 벌어들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 국내 시장에서는 선의의 경쟁과 협력을 통해 방송 시장 영역을 함께 넓혀나가는데 집중하겠다고 밝히는 등 상생 협력에 대한 의지도 강조했다.
윤승진 MBS 대표는 '글로벌'과 '스마트'를 경영 키워드로 내걸었다. 윤 대표는 "글로벌과 스마트 이 2가지에 대한 준비를 가장 많이 준비하고 있다"며 "지난 17년동안 해온 많은 투자와 노력, 안정된 보도시스템과 숙련된 인력, 첨단 방송시스템을 등의 동력을 바탕으로 최고의 종편 채널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가장 큰 경쟁력을 가진 뉴스 분야에 새로운 포맷을 개발해 시청자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종편의 핵심인 드라마나 예능 콘텐츠 제작을 위해 최대한 빠른 시일 내 준비를 마치겠다"고 말했다.
특히 MBS는 블록버스터급 드라마 제작을 위해 현재 외주제작사들과의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콘텐츠를 국내·외 유통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상생협력에 대한 의지도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어느 정도 광고시장이 늘겠지만 세계로 나가 콘텐츠 유통으로 수익을 내는데 치중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 것"이라며 "새롭고 다양한 콘텐츠를 양성하면서 유료방송 활성화에 앞장서 방송생태계 선순환 구조에 솔선수범하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케이블TV방송사업자(SO), 위성방송과의 프로그램 공동제작 및 편성, 리소스 제휴 등을 통해 부가가치를 높이는한편, 유료방송시장 권익 보호 및 권익 향상을 위해 공동보조를 취한다는 방침이다. 뉴스 콘텐츠 공동제작 편성, 우수프로그램을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나 SO들로부터 구매하고 공동 제작하고 공모할 계획도 세워두고 있다.
안국정 채널A 대표도 '상생'을 가장 큰 화두로 내걸어다.
그는 "글로벌화도 중요하지만 가장 큰 화두는 상생"이라며 "얼마전 케이블PP 5개 업체가 다큐멘터리를 공동제작해 시청률 1%라는 큰 성과를 얻었는데 이는 상생협력의 대표적인 성과"라며 "앞으로 채널A는 PP와의 공동 제작을 위해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를 공동 투자하고 함께 론칭하는 방안을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또 전문PP들과 함께 공동채널을 만들어 해외에 진출하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고 알렸다.
오지철 조선일보 방송부문 대표는 전체 방송시장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종편을 둘러싸고 소모적인 논쟁을 벌이는 것보다는 확실한 '상생' 모델을 만들어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종편 숫자가 2개나 4개냐'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종편의 진출이 한국 방송시장 전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아무 의미가 없으니 철저하게 상생하고 공존의 틀 안에서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광고시장에서도 군소PP들의 참여를 침해하는 방식의 마케팅을 지양하고 종편 사업자간은 물론 지상파와도 소모적인, 비생산적인 논쟁은 의미없다"며 "SO와 PP 종편 사업자 간에 미디어 생태계가 조성돼야 하는데 경쟁업체 간에도 연대와 협력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종편 채널에 대한)섣부른 낙관적인 전망이나 지상파 방송이나 시민단체들의 근거없는 비난 모두 적절치 않다고 본다"며 "또 채널번호와 관련해 많은 논쟁이 있지만 SO가 법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채널 구성권이 침해되서는 안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편, 길 회장은 각 대표들로부터 사업전략을 들은 직후 "각사가 상생에 대한 중요한 말들을 많이 했는데 앞으로 확정됐을 때 나오는 메시지는 지금과 다를 수도 있다"면서 "일반적으로 화장실 가기 전과 후 마음이 다르기 마련인데 종편 사업자로 정식 확정이 되더라도 지금 마음이 변치 말길 바란다"는 뼈있는 농담을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