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프, 바이버, 카카오톡 등 무료통화 및 문자 애플리케이션의 인기에 음성 매출이 갈수록 하향곡선을 그리면서 이동통신사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달 31일 LG유플러스를 끝으로 마무리된 이동통신 3사의 지난해 4분기(10~12월) 및 연간 실적발표 결과, 통신사들의 음성통화 매출이 전년대비 평균 10%가량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무선데이터 매출은 크게 뛰어 올라 그동안 이동통신 수익의 일등공신 역할을 했던 음성통화가 무선데이터의 뒤로 밀려나는 현상이 현실로 다가온 것. 이에 따라 그동안 '무료통화 애플리케이션이 그다지 위협적인 존재가 되지 않을 것'이라며 애써 담담한 표정을 지었던 이통사들도 음성 매출 하락분을 상쇄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지난 한 해 음성 매출이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곳은 SK텔레콤. 지난 25일 SK텔레콤이 공개한 실적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통화료 매출은 2조7450억원으로 전년대비 16%(5140억원)나 줄어들었다. 무선인터넷 매출은 3조100억원으로 전년대비 13%(3500억원)가 늘었지만 음성통화 감소분을 메우지는 못했다. KT도 마찬가지였다. KT의 경우 지난해 음성통화 매출은 1조5596억원으로 전년대비 9%(1545억원)가 줄었다. 다만 무선데이터 매출은 1조4743억원으로 전년대비 24.4%(2889억원)나 뛰어오르면서 음성통화 매출 감소분을 메워 충격을 덜어냈다. LG유플러스 역시 발신통화 매출은 8913억원으로 전년대비 7.9%(761억원), 접속통화는 5492억원으로 13.6%(862억원) 감소했다. 데이터서비스 매출은 5470억원으로 18.6%(859억원)나 상승했지만 음성매출 감소분을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통신사들의 음성 매출 감소는 지난해 3월 SK텔레콤을 필두로 도입한 초당과금제의 영향과 할인요금제 가입자 증가 무료통화 어플리케이션의 보급 확대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친서민 정책의 일환으로 연내 스마트폰 무료통화 20분 확대를 추진하고 있어 앞으로 음성통화 매출 하락 행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 연말까지 스마트폰 요금제 가입자가 전체 가입자 중 40%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는만큼, 무료통화 20분 확대는 통신사들의 음성 매출 하락에 불을 당길 것이라는 우려도 적잖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통신 3사는 음성매출 감소에 따른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다양한 데이터 관련 부가서비스 확대 및 네트워크 확충 등에 속속 나서고 있다. SK텔레콤은 올해 망 인프라 확대를 위해 4세대 이동통신 롱텀에볼루션(LTE), 와이파이(WiFi)망 구축에 2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KT도 올해 3조2000억원 가량을 투입해 지속적인 망 확대에 나서고, LG유플러스도 올해 총 1조7000억원을 투자해 와이파이 네트워크인 '유플러스존(U+ zone)' 완성 및 LTE의 전국망 조기 구축을 준비할 계획이다. 무선데이터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 스마트 폰 라인업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우선 가입자 SK텔레콤은 올해 스마트폰 가입자 1000만 시대를 열기 위해 각 제조사들의 톱 모델을 단독 출시하고, 중·저가 보급형 스마트폰을 포함한 총 30종 이상의 스마트폰을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KT는 연말까지 스마트폰 25~30종, 태블릿PC 7~8종을 시장에 내놓기로 했다. 이를 통해 올해 스마트폰 가입자 650만, 태블릿PC 100만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LG유플러스도 올해 출시할 20여종의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내놓고 스마트폰 가입자 목표는 300만명 이상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이동통신 관계자는 "음성통화 매출은 지속적으로 줄어들 수 밖에 없어 더이상 이를 수익모델로 삼을 수는 없는 구조"라며 "다만 데이터 통화량은 앞으로도 큰 폭의 증가가 예상되는만큼 데이터와 관련한 수익 모델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성민 SK텔레콤 총괄사장도 지난 25일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앞으로 보이스, 데이터를 구분하는 것이 무의미하겠지만 보이스는 줄고, 데이터는 늘어날 수 밖에 없다"며 다양한 데이터 정액제, 중저가 스마트폰 도입 등으로 데이터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을 확대해 이를 만회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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