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형차를 선호하던 국내 소비자들이 준중형차와 준대형차급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이는 곧 중형차 못지 않은 준중형차와 새로운 준대형차의 등장으로 국내 자동차시장에 변화가 일고 있음을 예고하는 것이다.
7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 국내 시장에서 판매된 준중형차는 총 2만4127대로 2만828대가 팔린 중형차를 앞선 것으로 집계됐다. 준중형차가 내수 판매에서 중형차를 앞선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지난 2009년에도 글로벌 경제 위기로 인해 중형차 판매가 감소해 준중형차(28만2734대)가 중형차(26만6927대)를 앞선 적이 있다.
하지만 최근 경기가 회복세에 있고 전체 차량 판매가 늘고 있는 시점에서 이 같은 결과가 나온 것은 경쟁력 있는 준중형차의 등장과 준대형급 신차 출시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 대표적인 예로 현대차 아반떼와 쏘나타를 들 수 있다. 지난달 아반떼는 1만3347대가 판매돼 베스트셀링카에 오른 반면 쏘나타는 절반에 가까운 6885대가 팔렸다.
특히 아반떼는 신 모델 출시 이후 6개월 연속 월간판매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신형 아반떼가 쏘나타급 성능과 편의성을 갖춘 반면 가격 인상폭이 적었기 때문에 부동의 판매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신형 아반떼가 쏘나타 대비 가격과 성능면에서 앞섰다는 의미다. 이로 인해 현대차의 내수 판매를 이끈 차종은 신차효과가 일찌감치 소멸한 쏘나타가 아닌 아반떼로 바뀌었다.
실제 현대차는 신형 아반떼에 새로운 변속기와 엔진을 장착과 더불어 에어백 6개를 기본 적용하고도 가격 인상폭을 평균 50만원으로 묶어 높은 호응을 얻었다.
올해 중형차의 입지는 더욱 축소될 전망이다. 최근 출시된 신형 그랜저를 비롯해 하반기 출시 예정인 르노삼성차 신형 SM7, GM대우 알페온 등 준대형차들의 치열한 판매경쟁이 예고돼 있기 때문이다.
신형 그랜저는 지난달 총 6026대를 판매해 단일 차종 판매순위 5위에 올랐다. 또 신형 그랜저의 사전 계약 대수는 1월말 기준 3만4000대에 달해 중형차 판매는 지속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준대형차급의 치열한 경쟁은 중형차는 물론 가격대가 비슷한 싼타페, 쏘렌토 등 SUV 시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신형 그랜저가 출시된 지난달 현대차 싼타페는 2014대가 판매돼 지난해 12월 판매한 3928대 보다 48.7%가 감소했으며, 기아차 쏘렌토 역시 판매가 22.5% 줄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준대형차급 신차 출시는 중형차 판매는 물론 SUV 판매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며 "최근 중형차와 SUV의 판매 감소는 신형 그랜저의 신차효과에 따른 일시적인 효과"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