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지도부가 16일 정장이 아닌 초록색 점퍼를 입고 강릉 찾았다. 지난 11~12일 동안 약 70㎝의 눈이 내린 강릉을 찾아, 군장병과 공무원을 격려하고 함께 삽을 들었다. 손 대표 등 당 지도부는 이날 오후 강릉시 성남동 중앙시장 내 금은방 골목을 찾아 제설작업을 벌이고 있던 군 장병과 함께 골목에 얼어붙은 눈을 치웠다. 손 대표는 이 자리에서 "눈이 많이 와 길이 막혔는데도 일손이 부족하다고 들었다"며 "저희가 얼마나 도움이 될지 모르겠지만 한사람이라도 돕는, 상부상조의 마음으로 왔다"고 말했다. 손 대표 등은 군 관계자로부터 제설작업 상황을 보고 받은 뒤 면장갑과 삽을 들고 주저 없이 골목으로 들어갔다. 이들은 눈을 치우던 장병들에게 '고생이 많다' 등 격려의 말을 아끼지 않으며 담장 꼭대기까지 쌓인 눈 더미에 삽을 깊숙이 넣었다. 손 대표는 나흘간 이어진 제설작업으로 지친 군 장병들에게 '하나, 둘, 왼발부터'라고 힘찬 구령을 붙이며 눈이 담긴 포대를 넓은 공터로 옮겼다. 손 대표와 함께 강릉을 찾은 정동영 최고위원도 꽁꽁 얼어붙은 눈을 으깨며 가쁜 숨을 골랐으며 박주선 최고위원은 볼이 빨갛게 상기된 채 묵묵히 포대 안에 눈을 담았다. 유일한 여성 최고위원인 조 최고위원은 군 장병들로부터 삽을 사용하는 요령을 들은 뒤 눈 더미 위에 중심을 잡고 씩씩하게 삽으로 눈을 퍼, 천막으로 만든 들것에 담았다. 주변 상인들은 민주당 지도부의 방문이 신기한 듯 골목 가장자리에 서서 이들의 눈 치우는 장면을 구경했다. 일부 상인들은 간간히 최고위원들이 숨을 고를 때면 곁으로 다가가 악수를 청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손 대표 등은 강릉시청을 방문해 폭설피해상황을 보고받은 뒤 "저 아래 많은 시민들이 고생할 것 생각하니까 잘 지내는 것이 무서운 곳이라고 생각한다"며 "저희 도움이 피해가 복구되는 데 용기를 주고 사기 진작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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