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지도부는 17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개헌특위 구성을 놓고 팽팽한 격론을 주고 받았다. 5 대 4의 팽팽한 접전이었다. 안상수 대표, 김무성 원내대표, 나경원 정운천 최고위원, 심재철 정책위의장은 특위를 최고위 산하에 둬야 한다고 주장했고 홍준표·정두언·서병수·박성효 최고위원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이날 비공개 회의에서 "8~9일 개헌 의총 때 특위 구성이 원내대표에게 위임됐으니 최고위에서 토론을 했으면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특위가 최고위 산하에 구성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며 "최고위에서 특위 구성을 결정해 달라"고 말했다. 안상수 대표 역시 "의총 결의와 원내대표의 의견을 존중해서 특위를 최고위 산하에 두면 어떻겠느냐"며 김 원내대표의 발언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홍준표 최고위원은 "조정 기능을 갖고 있는 지도부 전체가 개헌에 나서면 문제가 된다"며 "정책위원회 산하에 두고 안이 올라오면 상의하자"며 반대 의견을 분명히 했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이에 대해 "안이 중대하기 때문에 정책위 산하로 가면 태스크포스(TF) 성격을 보인다"며 "격이 있는 문제인만큼 최고위 산하에 두고 결정하자"고 맞섰다. 나경원 최고위원 역시 "정책위 산하나 대표 산하나 밖에서 보기에는 똑같다"며 "중요한 것은 진정성인데 시기를 못박지 말고 일단 구성해서 18, 19대에서 (논의를) 계속하자. 빨리 추진할 필요가 있으니 최고위 산하에 두자"고 거들었다. 하지만 친박(박근혜)계인 서병수 최고위원은 "아무래도 개헌특위가 구성되면 개헌에 찬성하는 사람들 위주로 안이 만들어지지 않겠느냐"라며 "일단 정책위에서 조용히 안을 만들고 최고위에서는 나중에 논의하는 것이 낫다"고 반박했다. 정두언 최고위원은 한 발 더 나가 개헌 논의 자체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 최고위원은 "안은 이미 다 만들어진 것 아닌가. 김형오안과 이주영안이 있는 것 같다"며 "논의에서 빠지고 싶다"고 말했다. 안형환 대변인은 이와 관련, "최고위원 9명 전원이 각자의 의견을 충분히 개진했고 특위를 최고위 산하에 둘 지, 정책위 산하에 둘 지를 놓고 팽팽히 맞섰다"며 "결국 결론을 유보하고 앞으로 더 논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안 대변인은 "다수결로 결정할 수도 있었지만 안 대표가 합의를 통해 결론을 이끌어내는 것이 좋다고 판단해 결정을 유보하기로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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