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가 올해 마케팅비용을 6조원 수준으로 낮추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와 함께 중장기적으로 가입비 인하를 검토하는 등 통신비 부담 완화에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석채 KT 회장, 하성민 SK텔레콤 총괄사장, 이상철 LG유플러스(LG U+) 부회장 등 통신 3사 CEO는 28일 서울 종로구 필운동의 한 식당에서 최시중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주최한 '통신업계 CEO 간담회'에 참석해 올해 마케팅비용을 지난해보다 1조원 내려간 6조원대로 줄이기로 했다.
지난해 통신 3사 마케팅비는 7조5000억원대로, 이는 광고선전비를 제외한 순수 마케팅 금액이다.
이와 관련 하성민 SK텔레콤 사장은 "사업자들이 마케팅비용을 줄이고 통신비에 대한 통계 개념을 바로잡아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며 "이번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보니 구글은 모든 서비스를 다 들고 나와 결국 단말기 차이가 적어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는 결국 마케팅비를 줄여 투자를 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석채 KT 회장은 " 제조사의 보조금이 통신사의 보조금으로 계산되는 것이 문제"라며 "이것만 분리를 해도 상당한 보조금 인하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일본 역시 통신 3사 구도인데 상당히 평화롭게 경쟁하면서 투자를 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3사가 너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방통위는 정부부처 태스크포스팀(TFT)에서 논의하는 한편, 통신 3사와 함께 구체적인 실무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최시중 위원장은 "지난 3년간 계속 이야기를 했는데 마케팅비는 차기 방송통신위원장이 누가 되든 관심을 쏟지 않을 수 없는 문제"라며 "3~4월 말까지 통신 3사가 머리를 맞대고 영업책임자들이 실무안을 만들어달라. 우리 방통위는 기재부와의 TFT와 이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최 위원장은 "최근 스마트폰 이용 확대에 따라 통신비 부담이 일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통신비 부담완화에 적극 협조해 줄 것을 요청했다. 또 선불통화, 저가 스마트폰 보급 확산 등 저소득층과 서민층을 위한 서비스 확산에도 최선을 다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에 이동통신 3사는 중장기적으로 가입비 인하도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다만 최근 정부가 추진중인 스마트폰 요금제 무료 음성통화 20분 확대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논의가 오가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면서도 이들 CEO는 기술발전과 스마트폰 시대 도래에 따라 통신비에 대한 개념을 재조정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스마트폰이 활성화되면서 요금고지서에 단말기 대금과 애플리케이션 등 문화콘텐츠 사용료까지 포함하고 이어 통신비가 낮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요금이 더욱 높아진 것 같은 착시현상이 발생하다는 것이 통신업계의 주장이다.
오는 4월 경매제로 할당될 2.1㎓ 주파수 문제도 이날 논의의 중심에 섰다.
추가 주파수 확보가 가장 시급한 LG유플러스의 이상철 부회장은 "타사에 비해 주파수 대역폭이 반도 안된다"며 "지금 주파수를 확보하지 못한다면 우리 회사는 3사간 경쟁에서 기회를 잡기가 더욱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석채 회장은 "특정 주파수 대역을 1개사가 50%이상 소유하면 안된다는 원칙을 정하면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며 SK텔레콤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이에 하성민 사장은 "총량 원칙도 있지만 SK텔레콤의 경우 가입자당으로 비교하면 주파수가 상당히 부족하다"며 "그래서 주파수가 없어서 사업을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