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름지기 역사는 강자의 편이자 승자의 기록이다. 얼마전 중국이 고구려사를 왜곡하고 중국사에 편입시키려는 불의한 기도와 터무니없는 처사에 역사학자와 뜻있는 국민이 크게 분노하였다.   그런데 이러한 중국의 고약한 역사조작이 자칫 우리 국민에게 고구려에 대한 애착과 관심의 반작용으로 신라의 삼국통일에 대한 폄하나 훼손을 불러오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사실이다. 더구나 얼마전 <황산벌>이라는 천박한 상업주의와 어림 반 푼어치의 역사의식도 없는 영화가 만들어져, 민족사의 가장 장엄한 황산벌 전투를 코미디화하고 우리 민족통일의 최고의 영웅인 김춘추, 김법민, 김유신 3인을 어릿광대로 만들어 놓은 터라 단순한 걱정을 넘어서 안타깝고 개탄스러울 뿐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신라의 삼국통일은 고구려와 백제의 멸망에 대한 감상적 연민과 오도된 민족주의로 결코 훼손되거나 폄하될 수 없는 민족사적 위업이며, 오늘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근원이자 우리 역사의 정통성과 정체성의 뿌리라는 점이다.   한때 영호남이라는 못난 정치적 지역이기주의의 고조와 설익은 민족주의의 과잉으로 신라의 삼국통일을 사시적(斜視的) 시각에서 바라보고 심지어 이를 부정하는 것이 진정한 애국이고 민족주의의 화신이며 지성인인 것처럼 행동하는 풍조가 있었다. 즉, 신라의 삼국통일은 외국을 끌어들여 같은 민족을 멸망시키고 그나마 고구려 영토를 실지한 불완전한 통일이라는 것이다. 신라 삼국통일은 결코 우리 민족의 재통일이 아니다. 신라는 우리 민족사 최초의 통일국가로서, 그 당시 삼국(고구려. 백제. 신라)은 어떠한 동족의식도 민족도 형성되지 않았다. 신라가 삼국통일을 위해 당과 협력한 것은 고구려의 침공을 막기 위해 신라와 백제가 동맹을 맺거나 백제와 왜의 공격을 막기 위해 신라와 고구려가 동맹을 맺고, 또한 백제가 왜와 남부 중국 정권과 친교한 것과 다름 아니었다. 이런 관점에서 신라의 삼국통일을 부정적 시각에서 평가하는 것은 비과학적이고 비역사적, 비민족사적인 일이다. 더욱이 북한의 주체사학이 우리 민족사의 정통을 단군조선-고구려-발해에서 찾고 신라의 삼국통일을 부정하고 있는 사실에서 이는 더욱 자명해진다 고구려사 역시 우리가 소중히 이어받아 간직해야 할 자랑스러운 역사지만, 이와 함께 지리적으로 가장 열악한 한반도의 동쪽 끝에서 삼국 중 가장 늦게 국가완비의 틀을 갖춘 신라가 지도자와 국민이 일치단결하여 당시 세계사의 중심이었던 대당제국과 7년간의 고투 끝에 이를 물리치고 이 땅에 최초의 민족국가를 이루어 낸 삼국통일의 위업과 신라의 정체성은 더욱 고양되고 발현되어야 할 자랑스러운 우리 정통사이다. 고려의 정통역사서인 삼국사기에서 김부식은 삼국통일을 한민족의 형성 출발점을 이룬 우리 민족 최대의 역사적 업적으로 평가하고 삼국 제일의 인물 내지 삼국통일의 제일의 원훈으로 김유신 장군을 꼽고 있다. 지구상에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천 년의 긴 역사, 이미 천 년 훨씬 전에 세 사람의 여왕을 옹립하였던 남녀평등국가, 영국 의회제도의 시원이 된 권리장전보다 천 년 이상 앞서 의회제도에 버금가는 화백제도를 도입했던 민주주의 국가, 자국강생의 뛰어난 외교력으로 국가자존과 민족통일의 대업을 이루어 낸 자주독립국가, 이 모든 것이 신라의 발상지 경북, 신라 정신의 계승자 경주ᆞ대경인들이 소리 높여 주창하고 웅위하여야 할 이 시대의 역사 의식이자 자랑스러운 유산이다. 11월 27일부터 경주에서 21개국 정상이 참석하는 세계 최대의 지역협력체인 APEC 회의가 성공리에 개최되었다. APEC의 성공적 개최와 관련하여 신라 삼국통일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반추하고 되돌아보는 것은 의미있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기초자치단체인 경주시가 광역단체인 인천광역시와 제주도를 누르고 개최도시가 되어 전 세계인구의 40%, 전세계 GDP의 59%, 전세계 교역량의 50%를 차지하는 APEC 회원국들이 경주 정상회의를 통해 새로운 국제 경제질서를 회복하고 상호신뢰와 협력과 상생의 계기를 마련하여 역대 어느 회의보다 전 세계가 인정하는 성공과 성과를 이룬 것은 물론 옛날 화려했던 金城(GOLD CASTEL)의 문화적 유산과 영화를 세계에 알리는 동시에 천년고도 경주의 위상을 세계인들에게 각인시키고 경주발전과 르네상스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였다. 한마디로 삼국통일의 위대한 신라인의 정신과 성취가 21세기에 유감없이 발휘되고 재현되었다. 나아가 언젠가 광화문 네거리에 세종대왕. 이순신 장군 동상과 함께 삼국통일의 영웅 김유신 장군의 동상이 나란히 세워지는 날이 왔으면 하는 것이 경주시민과 대경인들 그리고 뜻있는 국민들의 간절한 소망이자 미래의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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