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 남구보건소가 올해 보건의료 평가에서 ‘12관왕’을 차지했다. 감염병 예방부터 공공의료, 건강증진까지 전 분야를 아우른 성과다. 중앙부처와 경상북도의 평가를 동시에 통과했다는 점에서, 단순한 행정 실적을 넘어 현장 대응력과 정책 완성도를 함께 인정받았다고 볼 수 있다.특히 APEC 정상회의를 대비한 생물 테러 대응 훈련, 진드기 매개 감염병 관리, 결핵 예방 사업 등은 ‘사고 없이 넘어간 결과’가 아니라 ‘사고를 막아낸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눈에 띄지 않는 예방 행정이야말로 보건의 본령이라는 점을 다시 확인시킨 대목이다. 감염병은 발생 이후의 대응보다 발생 이전의 차단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이번 평가는 사전 대응 역량을 공인받은 사례라 할 수 있다.의약 안전 관리 대상, 치매 관리 사업 최우수상 역시 주목할 만하다. 의약품과 의료기기, 마약류 관리까지 포괄하는 의약 안전 행정은 전문성과 지속적인 점검이 요구되는 영역이다. 여기에 약물 오남용 예방과 폐의약품 분리 배출에 대한 시민 인식 개선까지 이어졌다는 점은 행정의 범위를 ‘관리’에서 ‘문화’로 확장시켰다는 평가를 가능하게 한다.치매 관리 분야의 성과도 인상적이다. 복합적인 문제를 가진 치매 환자를 대상으로 한 맞춤형 사례 관리는 보건소 혼자서는 완성될 수 없는 정책이다. 복지, 의료, 지역 기관이 유기적으로 협력해 대상자의 자립 의지와 사회 적응력을 높였다는 점에서, 지역 기반 돌봄의 한 모델을 제시했다는 의미를 지닌다.하지만 성과가 클수록 다음 질문은 더 무거워진다. 12개의 상은 ‘완성형 보건 행정’이 아니라, 오히려 더 높은 기준을 요구하는 출발선이기 때문이다. 평가가 끝난 뒤에도 같은 긴장감과 대응 체계가 유지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첫 번째 과제는 지속성이다. 감염병 대응과 응급의료 체계는 특정 시기나 이벤트에 맞춰 강화되는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 현장 인력의 피로도와 인력 공백 문제, 예산의 안정적 확보 없이 동일한 수준의 서비스를 유지하는 데는 분명한 제약이 따른다.두 번째는 지역 간 격차 해소다. 남구보건소의 성과가 포항 전역의 보건 서비스 질 향상으로 확산되고 있는지, 상대적으로 의료 접근성이 낮은 지역과 계층은 여전히 사각지대에 머물러 있지는 않은지 점검이 필요하다. 성과가 특정 지역에 머문다면 ‘모범 사례’에 그칠 수밖에 없다.세 번째는 체감도다. 수상 실적이 시민의 일상 속 안전과 건강으로 얼마나 연결되고 있는지, ‘잘하고 있다’는 평가가 ‘믿고 맡길 수 있다’는 신뢰로 이어지고 있는지도 중요한 지표다. 보건 행정의 성패는 통계보다 현장에서 먼저 드러난다.보건 행정은 박수보다 질문에 강해야 한다. 남구보건소의 ‘12관왕’은 분명 값진 성과다. 이제 그 성과가 일회성 기록이 아니라, 포항 보건 행정의 기본값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내년에도, 그다음 해에도 시민들이 체감하는 안전망으로 작동할 수 있을지, 포항 보건 행정의 다음 시험대가 시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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