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업원이 5명에도 미치지 못하는 영세 도매상이 17만개에 이른다는 주장이 나왔다. 물가안정의 걸림돌이었다는 지적이다.
7일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국내 도매업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1만7507개 도매사업자 가운데 80.3%에 이르는 17만4658개 기업이 종업원 5명을 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인을 넘는 기업은 2.2%에 불과했다.
생산성도 상당히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도매업의 노동생산성지수(2005년 100 기준)는 2006년 102.6에서 2009년 93.5까지 떨어졌다. 이는 제조업(124.4)의 75% 수준이다.
보고서는 "지난해 배추파동은 이상기후가 주요인으로 지목되고 있지만, 수급조절과 불확실성을 줄여주는 도매기능의 취약성도 한몫했다"며 "영세하고 다단계적인 도매기능을 방치할 경우 영세 소매유통의 경쟁력 저하는 물론 물가안정의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소매업이 빠르게 성장한 반면 도매업은 상대적으로 낙후돼 물가안정의 걸림돌이었다"며 "다단계적이고 비효율적인 도매업을 조직화·대형화해 가격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이를 위해 규모의 경제를 제시했다. "유통비용을 감소시켜야 영세 소매상들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 줄 수 있다"며 "특히 공동도매물류센터를 건립하는 것만으로도 구매, 물류, 재고비용을 줄여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면 영세 소매상들이 값싸게 상품을 공급받을 수 있어 물가안정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