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3대 지휘자 중 한명인 리카르도 샤이(58)가 15년만에 한국을 다시 찾았다.
1996년 암스테르담 콘서트헤보우와 내한했던 샤이는 이번에는 독일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의 지휘자로 청중을 만난다. 샤이는 16년간 몸담았던 콘서트헤보우를 떠나 오페라, 바로크음악, 오케스트라 등 3개 프로젝트를 모두 경험할 수 있는 게반트하우스로 자리를 옮겼다.
샤이는 7일 "15년전 한국 관객들에게 영감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며 "한국 관객들의 따뜻함을 잊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샤이는 231년 전통을 자랑하는 세계 최고(最古)의 민간 관현악단인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를 2005년부터 지휘하고 있다. "독일 전통의 오케스트라이자, 독일 오케스트라의 어머니라 할 수 있다"며 "게반트는 굉장히 깊고 어두운 사운드를 가지고 있다.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앤티크한 골드 사운드라고 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는 7, 8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공연한다. 7일에는 드보르자크의 카니발 서곡, 바이올린 협주곡, 교향곡 8번이 연주된다. 바이올리니스트 레오니다스 카바코스(44)가 협연한다. 1985년 시벨리우스 콩쿠르, 1998년 파가니니 콩쿠르 우승자다. 8일에는 연주시간 80분의 브루크너 교향곡 8번 단 한 곡이 연주된다.
샤이는 특히 브루크너 연주의 의미를 강조했다.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의 브루크너는 역사가 깊다. 게반트 오케스트라를 22년간 지휘한 아르투르 니키시는 정기적으로 브루크너 연주를 했다"며 "브루크너와 니키시의 인연은 그가 미국에서도 정기적으로 브루크너를 연주하면서 지속됐고, 그로 인해 게반트하우스의 대표적인 레퍼토리는 브루크너라는 인상을 줄 수 있었다"는 것이다.
브루크너 교향곡에 대해서는 "발명품의 기적이다. 브루크너에는 전개가 있고 듣는 이를 설득하는 매력이 있다"며 "브루크너 교향곡의 버전은 총 4개가 있는데, 게반트하우스와 사용하는 버전은 노바크 버전으로 오리지널 버전보다 45마디가 적다. 가장 큰 매력은 브루크너만이 가지고 있는 전개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교향곡 8번은 "교향곡의 완전함이라고 볼 수 있다. 브루크너의 최대 강점인 금관악의 사운드 뿐 아니라 현악 사운드 또한 강한 교향곡"이라고 극찬했다.
"8번의 정점이라 할 수 있는 악장은 3악장인 아다지오인데 이 악장은 총 45분으로 엄청남이 매력이고 이 곡의 중심이라 할 수 있다"며 "후기 낭만음악의 가장 핵심적인 곡이다. 위대한 작곡가이자 지휘자 말러 또한 브루크너 8개의 교향곡을 모두 지휘했다"고 보충했다.
청중에게는 음악에 대한 열린 마음을 권했다. "곡을 알아야만 들을 수 있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정신적으로 생각하면 들을 것이 아니라 열린 마음이 필요하다"며 "내 감정이 그냥 곡에 따라 흐르도록 놔두는 것이다. 음악이 나의 피부에 들어와 내 모든 감정을 앗아가 버린다는 자세로 연주를 듣는 마인드가 필요할 것 같다"고 귀띔했다.
"이전에 한국 관객들에게 느낀 인상은 감성적, 음악과 하나되는 분위기였다. 브루크너에 몸을 맡겨 즐기라고 하고 싶다. 드보르자크의 경우 드보르자크만의 보헤미안 스타일과 리듬을 느끼라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