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지역 환경·시민단체들이 철강산업의 탄소중립 전환을 위해 ‘저탄소철강 포항특구’ 지정과 실효성 있는 K-스틸법 시행령 제정을 정부에 촉구하고 나섰다. 철강 도시 포항이 탄소중립 시대에도 국가 기간산업의 중심 역할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제도적 뒷받침이 시급하다는 주장이다.포항환경연대와 탄소제로도시포항네트워크, 공정경제포항시민연합은 지난해 연말 공동 성명을 통해 “포항은 대한민국 철강산업의 출발점이자 성장의 토대가 된 도시”라며 “탄소중립이라는 시대적 전환 속에서 저탄소철강 혁신의 중심지로 다시 도약해야 한다”고 밝혔다.이들 단체는 지난해 11월 2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및 탄소중립 전환을 위한 특별법(K-스틸법)’이 2026년 5월 시행을 앞두고 있는 만큼, 시행령 단계에서 실질적인 정책 설계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법률에 명시된 저탄소철강특구 제도가 형식에 그치지 않고 현장에서 작동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K-스틸법은 철강산업의 탄소중립 전환을 위해 저탄소철강특구를 지정하고, 수소환원제철을 핵심 기술로 육성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연구개발과 설비 도입, 재정·세제 지원, 인프라 구축의 구체적인 기준과 절차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돼 있어 시행령의 완성도가 정책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단체들은 “포항은 이미 철강 산업 집적지이자 연구기관, 숙련 노동력, 산업 인프라가 함께 구축된 도시”라며 “저탄소철강 포항특구는 가능성의 문제가 아니라 법 취지에 가장 부합하는 현실적 선택”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특구는 단순한 명칭이 아니라 탄소중립 전환을 실제로 움직이는 제도적 엔진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또한 특구 지정 과정에서 지방자치단체 협의에만 머물 것이 아니라, 지역 주민과 노동자,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구조를 시행령에 명확히 담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특구 지정 이후에도 정책 효과와 지역경제·고용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하는 상설 협의체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포항 특구는 철강 산업에 국한되지 않고 수소 인프라 구축, 청정수소 생산시설 도입, 재생에너지 확대 등 에너지 전환 정책과 함께 설계되는 미래형 전환 특구가 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를 통해 철강·에너지·지역경제가 동시에 전환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설명이다.단체들은 정부에 ▲저탄소철강 포항특구 지정 ▲수소환원제철 실증과 확산을 가능하게 하는 시행령 마련 ▲시민·노동자 참여 거버넌스 구축 ▲수소환원제철 추진단 설치 등을 공식 요청했다.이들 단체는 “포항 시민은 탄소중립 사회로의 전환 자체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며 “불투명하고 일방적인 전환이 아니라, 시민이 참여하고 노동이 보호받으며 지속 가능한 지역경제로 이어지는 전환이 이뤄질 때 포항은 대한민국 저탄소철강 전환의 표준 도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특히 수소환원제철은 대규모 설비 투자와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이 필수적인 만큼, 국가 차원의 중장기 재정 지원과 수소 공급망 구축 계획이 함께 제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기 실증사업에 그칠 경우 산업 전환의 동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또한 포항 특구가 지정될 경우 지역 대학과 연구기관, 중소 협력업체가 참여하는 개방형 혁신 생태계를 조성해 기술 성과가 지역 전반으로 확산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철강산업 전환이 일부 기업의 성과에 그치지 않고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지기 위한 필수 조건이라는 설명이다.환경단체 관계자는 “저탄소철강 포항특구는 산업 정책이자 지역 정책, 그리고 기후 위기 대응 정책”이라며 “정부와 지자체, 기업, 시민이 함께 책임을 나누는 구조 속에서만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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