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규모 8.8의 강진으로 엄청난 인명피해가 예상되는 가운데 우리나라의 수출입에 미치는 충격도 적지 않다. 정부는 현재까지 일본 지진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올 연초부터 대(對) 일본 수출이 활기를 띠는 시점에 발생한 지진으로 양국간 교역 둔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13일 지경부, 코트라, 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일 수출은 282억달러로 전년 보다 29.4%, 대일 수입은 643억달러로 전년 대비 30.1% 각각 증가해 양국간 교역규모는 925억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주요 대일 수출품목은 석유제품(36억300만달러), 반도체(33억3500만달러), 철강판(20억300만달러), 무선통신기기(14억800만달러), 플라스틱 제품(8억9500만달러) 등이다. 수입품목은 철강판(56억2100만달러), 반도체(44억5600만달러), 플라스틱 제품(42억5100만달러), 반도체제조용장비(30억7500만달러), 기타화학공업제품(20억2400만달러) 등 순이다. 대일 수출은 올 들어 1월에도 전년동월 보다 57.4%가 증가한데 이어 2월에도 27.3%로 잠정 집계돼 지속적인 증가세를 유지했다. 최근 일본 수출은 주로 무선통신기기, 석유제품, 철강제품 등을 중심으로 큰 폭의 증가율을 기록하는 등 호조세를 지속하는 시점이다. 특히 우리 수출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은 지난달 전년동월 보다 수출이 13.2% 증가하는데 그쳐 개도국 수출증가율도 전년동월 보다 4.3% 증가해 개도국 수출비중은 70.6%로 둔화됐다. 반면 올해 일본을 비롯한 선진국 수출이 상승세를 보이면서 개도국에 대한 수출둔화를 상쇄해 1월과 2월 모두 무역수지는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 그러나 지진피해 후유증이 한동안 지속될 경우 일본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어 우리 수출도 적잖은 차질이 초래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일본에서 부품소재를 사들여 수출하는 교역구조의 특성상 일본 현지 가동중단에 따른 피해는 우리 수출에도 고스란히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코트라는 지난해 부품소재의 대일 수입은 381억달러로 전체 부품소재 수입의 약 25%를 차지하기 때문에 수출용 부품소재 수입에 영향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으로부터 수입금액이 큰 전자부품(2010년 68억달러), 석유화학(46억달러), 정밀화학(45억달러), 산업용 전자제품(30억달러) 등의 영향이 클 것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지진피해가 가장 큰 동북지역의 전체 수입규모는 2009년 1조668억엔으로 일본 전체수입의 2%에 해당하고, 우리나라로부터의 수입은 2009년 261억엔(대일수출의 1.3%, 동북지역 수입의 2.4%)에 불과해 수입감소 요인은 상대적으로 적을 것으로 코트라는 관측했다. 코트라 관계자는 "다만 쓰나미가 태평양 연안의 광범위한 지역에 피해를 주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일본기업의 가동중단 피해에 따른 대일수출 확대요인과 감소요인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지경는 일본 지진·해일에 따른 선업, 교역 피해현황을 점검하고 대책을 수립하기 위해 긴급대응반을 운영중이다. 안현호 제1차관을 단장으로 한 긴급대응반은 초기대응반·무역투자반, 산업경제반, 성장동력반, 자원반으로 구성됐다. 긴급대응반에서는 무역·투자동향, 대일투자 동향, 부품·소재 수급 동향, 원자재 수급 및 가격동향, 업종별 세계시장 영향, 한일 생산 네트워크 점검, 일본 원전피해 동향파악 및 대처, 에너지시설 안전 점검 등을 분석하고 이에 따른 대비책을 논의한다. 지경부 관계자는 "초기대응반을 중심으로 피해동향 파악에 중점을 두는 한편, 일본 피해상황의 최종 집계 후 종합적인 분석·대응방안을 수립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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