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발생한 강진으로 후쿠시마현 제1원전에서 방사능이 누출되면서 국내 원자력 발전소 안전성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4일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가동중인 원자력 발전소는 고리 원전 4기, 월성 4기, 영광 6기 등 총 21기다.
21기는 모두 규모 6.5 지진, 0.2g의 지반 가속도(지진으로 실제 건물이 받는 힘)를 견딜 수 있도록 설계계 돼 있다.
다만 현재 건립되고 있는 신고리 3기, 신월진 2기 등 총 5대의 국내 원전과 수출용 원전은 내진 설계를 7.0으로 했다.
일단 전문가들은 2004년 규모 5.2 지진이 국내에서 발생한 가장 큰 지진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규모 6.5 이상의 지진이 발생할 확률은 낮다고 분석하고 있다.
문제는 우리나라에서도 규모 6.5 이상의 지진이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을 무시할 수는 없다는 데 있다.
실제 이번에 발생한 일본 지진도 일본 원전이 견딜 수 있는 한계인 7.2 이상을 훨씬 뛰어넘는 9.0 규모였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설사 6.5 규모 이상의 지진이 발생해도 일본처럼 방사능이 누출될 가능성은 낮다고 예측하고 있다.
방사능이 유출된 후쿠시마 제1원전이 비등수형 경수로형인 것과 달리 우리나라 원전은 가압경수로형으로 설계돼 있다는 것이다.
비등수형 경수로는 효율은 높지만, 원자로 안에 증기발전기가 있어 전원의 공급이 끊겼을 경우 자연순환이 안돼 원자로 안에 있는 열을 식히지 못한다.
후쿠시마 원전이 폭발해 방사능이 누출된 결정적인 이유도 원자로가 냉각이 안됐기 때문이다.
반면 가압경수로형은 비등수형에 비효 열 효율은 떨어지지만, 외부에 증기발전기가 있어 원자로는 열만 생산하고 증기는 다른 곳에서 생산한다.
대류 현상에 의해 원자로에서 생산된 열은 자연적으로 열을 제거하는 증기발전기 위로 올라가고, 증기 발전기는 전원이 끊긴 상태에서도 원자로를 식힐 수 있게 되는 방식이다.
한수원 관계자는 "원전의 특성 등을 고려할 때 한국에서 지진에 의해 방사능이 누출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