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행정통합을 향한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으나 경북 북부권에서 우려와 반대 기류가 나오고 있다. 22일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대구·경북은 다른 지자체의 속도전에 최근 양 시·도 단체장이 만나 행정통합에 합의하며 논의가 전격 재개됐다. 과거 '대구에 흡수된다'는 우려로 반대 입장을 보였던 경북도의회도 이번에는 대체로 찬성 입장으로 돌아섰고, 정부가 제시한 공공기관 이전 등 인센티브를 계기로 지역 발전 기대감이 확산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그러나 경북 북부권 기초자치단체장들 사이에서 통합 추진에 대한 우려와 반대 기류가 나오고 있다. 통합 자체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노골적인 발언은 자제하면서도, 지역 불균형 심화와 도청 신도시 공동화를 이유로 비판의 목소리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일부 지역에선 주민 반발 움직임도 감지된다.21일 권기창 안동시장은 "주민 공감대 없는 통합 추진에 반대한다"며 "6월 말까지 무조건 통합해야 한다고 시한을 정해두고 속도전을 하는 것도 잘못된 방법이라고 본다"고 비판했다. 권 시장은 "경북 균형발전을 위해 경북도청을 경북 북부 신도시로 옮겨놨는데 10년도 채 안 돼서 다시 이걸 통합하자고 하는 게 과연 맞느냐는 의문이 있다"며 "경북도청 소재지를 행정 중심으로 만들겠다는 분명한 메시지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김학동 예천군수도 "경북도청 이전 이후 조성 중인 신도시가 아직 1단계 수준에 머물러 있는 상황에서 통합이 추진되면 신도시 발전이 동력을 잃고 더 늦어질 수 있다는 걱정이 크다"며 "북부 지역 균형발전이라는 명분으로 도청 이전이 추진됐던 만큼, 통합 논의에도 북부권 발전을 담보할 구체적인 대책이 최우선으로 포함돼야 한다"고 말했다.박현국 봉화군수는 "북부권 균형 개발 관련 내용을 법적으로 명시하겠다는 전제 아래 찬성한다"며 "청사 소재지나 재정 등 경북도가 제시하고, 도의회가 요구하는 것들이 법에 명시가 된다는 전제조건 하에 진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행정 중심지가 대구로 흡수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취지다.경북 북부권 단체장들이 잇따라 신중하거나 비판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은 통합이 자칫 '대구 중심의 흡수 통합'으로 흐를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특히 도청 신도시가 자리를 잡기도 전인 현시점에 행정 구역이 개편될 경우, 어렵게 구축한 북부권 거점 도시 전략이 무너질 수 있다는 시각이 깔려 있다. 북부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도 "도리어 지역 소멸 속도가 빨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편 경북도지사 출마 의사를 밝힌 이강덕 포항시장도 "돈으로 사는 행정통합은 민주주의와 지방자치 가치를 버리는 일"이라며 반대 뜻을 밝혔다. 이 시장은 지난 19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정부가 행정통합특별시에 4년간 최대 20조원의 재원을 지원하겠다고 하는데 이 자금은 누구 주머니에서 나오는 것인가"라며 "세원 자체를 늘리는 대책 없이 특정 통합시에만 거액을 몰아주는 것은 전국 지자체 '생존사탕'을 뺏어 생색을 내는 것과 다름없다"고 주장했다.그는 "기초자치단체는 중앙정부뿐만 아니라 거대 특별시의 허가와 눈치를 받아야 해 지방자치는 껍데기만 남는다"며 "중차대한 문제를 시·도민 동의나 공감대 없이 밀어붙이는 톱다운 방식은 결코 정당성을 얻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