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파죽지세로 상승하던 주식시장의 코스피가 22일 장중 처음으로 5,000선을 돌파했다. 1980년 1월 4일의 시가총액을 기준(100)으로 삼아 산출한 지수이니 46년 만에 50배가 된 셈이다. 아직 갈 길은 멀지만, 그래도 외환위기와 금융위기, 코로나 등 많은 위기와 우여곡절을 겪은 우리 주식시장이 어려운 여건을 극복하고 이뤄낸 성과다. 더구나 그동안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오명 속에 정체됐던 시장, 기관과 외국인에 휘둘리며 개미만 손해 보는 '기울어진' 시장으로 인식됐던 K-증시가 전 세계 수익률 1위로 우뚝 선 것은 놀라운 변신이다. '오천피'는 인공지능(AI)과 반도체 호황, 기관과 외국인의 순매수, 정부의 상법 개정과 세제 지원 등이 합작으로 만들어낸 작품이라 할 수 있다.지금 투자자들의 관심은 온통 '얼마나 더 갈 것인가'에 맞춰져 있겠지만, 코스피의 우상향 행진을 지속하기 위해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혁신과 성장이다. 주식시장은 상장된 기업에 투자해 실적을 올리고 그 성과를 주주들과 나누는 선순환의 장(場)이어야 한다. 상장기업의 성장이 없는 증시는 주가가 오를 수 없고, 성장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혁신과 기술 개발이 필수다.우량 기업을 선별해 장기 투자하는 투자자, 지속적인 혁신과 기술 개발로 수익성을 높이고 배당을 통해 주주들과 함께 성장하는 상장기업, 공정한 시장 운영과 제도 개선을 통해 성장과 혁신을 뒷받침하는 금융당국. 이런 요소들이 갖춰져야 비로소 '집나간 서학개미'가 돌아오고 해외의 거대 투자자금도 앞다퉈 들어오는 선진 금융시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이제 우리 증시는 '코스피 5,000' 달성을 계기 삼아 질적 성장으로 한 단계 도약해야 한다. 반도체와 일부 대형 수출기업에 상승세가 쏠린 불균형, 외국인과 기관투자자의 커진 영향력, 부진한 실적 개선과 배당 확대, 주주경시 풍토 개선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의존한 지수 상승에 안주하지 말고 이런 과제들을 지속적으로 해결해 나가야 진정한 의미의 선진 시장으로 거듭나고 '코리아 프리미엄'의 시대도 열릴 것이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