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일본발 원전 공포에 발이 묶여 있다. 여기에 바레인의 비상사태와 남유럽의 재정위기 재발 우려까지 더해지면서 먹구름이 잔뜩 끼었다. 사실상 대형 악재가 산적한 상황에서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는 증시는 언제 또다시 반등할 수 있을까? 증권가에서는 일본 원전 폭발 우려가 계속 나오고 있는 데다 피해 규모도 아직 확정되지 않아 당분간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결국 증시가 반등하는 시기는 일본의 피해 규모가 확정되는 시점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국내 증시는 일본발 이슈에 불확실성이 커지고, 변동성도 큰 폭으로 확대된 상태다. 코스피는 대지진 이후 안정적으로 흐름을 보였지만 원전 폭발 소식과 함께 장중 103포인트를 넘나들며 출렁였다. 이후 과매도 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소폭 상승했지만 여전히 불안감이 상존해 있다. 현대증권 이상원 연구원은 "시장에서는 한국 제조업체가 보유한 재고가 바닥나기 전까지 일본이 소재 및 부품의 공급 체인 역할을 수행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와 방사능 유출이 도쿄로 확산돼 글로벌 경제에 충격을 가할 두 가지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최소한 일본 전력의 반영구적 부족 사태로 한국 기업의 부품조달 우려는 극복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다"면서도 "여전히 방사능 누출과 확산 여부, 여파에 대한 전망은 판단의 범위 내에 있지 않다"고 밝혔다. NH투자증권 조성준 연구원은 "현재 금융시장은 지진 복구 과정에서 파생될 일본경제의 성장 특수와 일본정부의 자금지원에 의한 유동성 확대가 주식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낙관론이 팽배해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그는 "글로벌 주식시장의 장기적인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데는 동의하지만 단기적으로 1800포인트 이하까지 추가적인 하락 우려가 남아 있다"며 "일본 지진 사태가 장기화되는 최악의 상황을 반영할 경우 1500포인트까지 하락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일본발 악재에 중동 지역의 불안도 뇌관이다. 바레인 정부는 최근 시아파의 반정부 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하면서 반발 시위가 확산, 유혈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토러스증권 오태동 연구원은 "글로벌 주식시장이 일본의 방사능 공포에 내성을 키우면 향후 가장 큰 위험지역으로 바레인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종파간 분쟁이 군사적 충돌로 이어진다면 중동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 밖에 아시아의 애그플레이션과 중국의 긴축, 유럽 재정위기와 조기 출구 우려, MENA(중동·북아프리카) 지역의 자스민 혁명과 이슬람 종파 간 갈등, 미국의 양적완화 후유증 및 출구 시기 등의 변수도 산재해 있다. 현대증권 이상재 연구원은 "일본 경제의 피해가 당초 예상보다 커지겠지만 이로 인해 세계 경제가 붕괴될 것이라는 공포는 과대 평가됐다"며 "도호쿠 대지진과 원전 폭발이 당분간 공포감을 이어갈 수 있으지만 중장기적인 측면에서 냉철한 판단이 더욱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일본 대지진과 원전 폭발로 인한 방사선 노출 피해 규모가 확정되는 시기가 반등하는 시기가 될 것"이라며 "하반기 일본경제는 복구 수요로 회복세를 보일 것이며 세계 경제 역시 체계적 위험에 노출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