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을 앞두고 포항지역 기업들의 자금 사정이 전반적으로 작년 하반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환율 불안과 고금리 부담으로 체감 경영 여건은 여전히 녹록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포항상공회의소는 포항지역 기업 80개사를 대상으로 지난달 19일부터 23일까지 실시한 ‘2026년 설 명절 기업자금사정 조사’ 결과, 현재 자금 상황이 작년 하반기와 비슷하다는 응답은 53.1%로 가장 많았다. 반면 자금 사정이 나빠졌다는 응답은 37.0%(다소 나쁨 29.6%, 매우 나쁨 7.4%)로 집계됐다. 다소 좋아졌다는 응답은 9.9%에 그쳤다.지난해 설 명절과 비교하면 ‘비슷하다’는 응답 비율은 소폭 감소한 반면, ‘더 어려워졌다’는 응답은 소폭 증가해 기업 체감 경기가 완만한 하락세를 보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자금 사정 악화의 주요 원인으로는 매출 감소와 제조원가 상승, 자금 회전 부진, 금융권 대출 애로 순으로 꼽혔다.향후 전망도 밝지 않았다. 6개월 후 자금 사정이 현재와 비슷할 것이라는 응답이 55%로 절반을 넘었지만, 나빠질 것이라는 응답도 37.5%에 달했다. 단기간 내 경기 회복이 어렵다는 인식이 기업 전반에 확산된 것으로 풀이된다.기업들이 가장 크게 느끼는 금융 애로요인으로는 환율 불안 지속(27.4%)이 가장 많았고, 정책금리 인상(22.6%), 담보 위주의 대출 관행과 기타 요인(각각 21%), 까다로운 신용보증 이용 여건(8%)이 뒤를 이었다. 대출 자금의 주된 사용 용도는 운전자금이 72%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해, 기업들이 신규 투자보다는 유동성 확보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정부의 금리·환율 등 금융 정책에 대한 평가는 ‘보통’이 46.8%로 가장 많았으나, ‘불만족’ 응답도 45.6%에 달해 정책 체감 효과는 제한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기관 이용 시 가장 큰 부담 요인으로는 대출금리가 지목됐으며, 담보 요구 수준과 복잡한 대출 절차도 주요 애로로 꼽혔다.자금 조달 여건 개선을 위해 정부가 역점을 둬야 할 정책으로는 정책자금 지원 확대(41.4%)와 대출금리 인하(38.3%)가 가장 많이 제시됐다. 이 밖에 신용보증 지원 확대와 신용대출 확대 필요성도 언급됐다.기업들은 추가 건의 사항으로 중소기업 애로사항의 정책 반영 강화, 환경·안전 설비 투자에 대한 지원 확대, 내수 경기 활성화, 환율 안정과 규제 완화, 행정 절차 간소화 등을 요구했다.지역 경제계 관계자는 “설 명절을 앞두고 기업들이 느끼는 자금 압박이 여전한 만큼, 단기적인 유동성 지원과 함께 중장기적인 금융 부담 완화 정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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