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시중 화폐 증가율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5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화폐발행잔액은 210조6956억원으로, 전년 말(193조1519억원)보다 9.1% 증가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유동성 공급이 늘면서 화폐발행잔액이 급증했던 2021년(13.6%) 이후 4년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화폐발행잔액은 시중에 공급된 화폐의 잔액을 가리킨다. 한은이 발행한 금액에서 환수한 금액을 뺀 수치로, 통상 경제 성장에 따라 잔액은 매년 늘어난다. 화폐발행잔액의 전년 대비 증가율은 2016년 12.2%, 2017년 10.8%, 2018년 6.9%로 점차 둔화하다가 2019년 8.9%로 반등했다.코로나19 확산세가 최고조에 달한 2020년에는 17.4%로 뛰었고, 2021년에도 13.6%로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이후 금리 인상과 대면 상거래 정상화에 따라 한은의 화폐 환수율이 상승하며 2022년 4.4%로 낮아졌다.통상 금리가 오르면 현금 보유의 기회비용이 높아지고 예금 수요가 늘어 은행 등을 통해 환수되는 화폐가 늘어난다. 이어 2023년에는 3.6%로 19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러다 2024년 말 다시 금리 인하기에 접어들면서 6.7%로 반등한 데 이어 지난해까지 2년째 상승했다. 최근 카드·모바일 페이 등 비현금 지급수단 사용으로 현금 수요가 줄고 있지만, 작년 금리 인하에 더해 소비쿠폰 등 현금성 지원금 지급이 이뤄지면서 화폐발행잔액 증가율이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한은 관계자는 "2022∼2023년 고금리 영향으로 시중 화폐가 많이 환수됐던 기저효과에 더해 금리가 다시 낮아지면서 현금 보유의 기회비용이 줄어든 결과 최근 화폐발행잔액 증가율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비쿠폰 등 현금성 지원금에 따른 소비 증가로 화폐 수요가 늘어난 영향도 있다"고 덧붙였다.화폐발행잔액은 2016년 말 97조3822억원에서 2017년 말 107조9076억원으로 100조원을 넘어선 뒤 매년 꾸준히 늘어 지난해 200조원을 넘었다. 지난해 말 화폐발행잔액 중 5만원 권은 189조5419억원으로 전체의 90%를 차지했다. 5만원 권 잔액 및 비중은 2009년 첫 발행 이후 꾸준히 늘고 있다.1만원 권 잔액은 2024년 말 15조7621억원에서 지난해 말 15조6257억원으로 줄었다. 전체 잔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8.2%에서 7.4%로 축소됐다. 5000원 권 잔액은 같은 기간 1조4547억원에서 1조4916억원으로 소폭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