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중기 산모가 응급 수술이 필요했지만 여러 의료기관에서 전원이 거부된 가운데, 포항세명기독병원이 신속한 진단과 수술로 산모와 태아의 생명을 지켜 지역 응급의료의 역할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임신 5개월 차인 김현아 씨(37)는 지난달 30일 밤 극심한 복통으로 지역 산부인과를 찾았다. 담당 의료진은 맹장염 가능성을 의심했지만, 임신 중기 산모의 특성상 정확한 진단이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김 씨는 이후 응급실 진료를 위해 여러 의료기관을 찾았으나, “임신부 맹장 수술은 위험 부담이 크다”는 이유로 진료가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 초음파 검사조차 가능한 전문의가 없는 곳도 있었고, 김 씨는 여러 차례 진료 및 전원 요청이 거부되는 상황을 겪었다.통증이 악화되자 김 씨는 다시 산부인과로 돌아와 수액 치료를 받으며 버텼지만 상태는 점점 악화됐다. 의료진은 다음 날 대구 지역 대학병원 등으로 응급 전원을 시도했으나, 잇따라 치료가 어렵다는 회신을 받았다.마지막으로 연락이 닿은 곳이 포항세명기독병원이었다. 병원 측은 산모의 위급성을 고려해 즉시 내원을 안내했고, 외과 서동권 부원장은 토요일 오전 외래 진료가 혼잡한 상황에서도 산모 진료를 최우선으로 진행했다.진단 과정 역시 쉽지 않았다. 임신 5개월 중반으로 자궁이 커진 데다 근종까지 동반돼 맹장 확인이 어려운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서 부원장은 태아 안전을 고려해 CT 촬영 대신 초음파 검사를 통해 진단을 시도했고, 영상의학과 전문의와 협력해 끝까지 확인한 결과 맹장염으로 추정되는 소견을 찾아냈다.서 부원장은 산모와 태아 모두를 지키기 위해 즉각적인 수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수술은 약 20분 만에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김 씨는 수술 후 빠르게 회복해 무사히 퇴원했다.김 씨는 “조금만 더 늦었다면 염증이 악화돼 산모와 태아 모두 위험할 수 있었다고 들었다”며 “의료진 덕분에 태명 ‘복숭이’를 지킬 수 있었다”고 말했다.서동권 부원장은 “응급환자 앞에서 병원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의료진 모두가 한마음으로 움직였다”며 “앞으로도 지역에서 위급한 환자들이 믿고 찾을 수 있는 의료기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