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국가 연합군이 리비아에 대한 군사적 행동에 들어가면서 현지에 진출한 국내 건설사들은 이번 사태에 따른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리비아 반정부 시위가 격화되면서 근로자들을 대부분 철수시켰지만 현장 관리를 위한 필수인력들은 현지에 남겨뒀기 때문이다. 아직까지는 별다른 피해가 없지만 인명피해 등 최악의 상황이 우려될 경우 필수인력도 리비아에서 빼낸다는 방침이다. 21일 국토해양부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재 리비아에는 트리폴리 31명, 벵가지 20명, 미수라타 10명 등 총 78명의 한국인 근로자들이 남아 있는 상태다. 업체별로는 본사와 협력업체 직원들을 포함해 대우건설 51명, 현대건설 11명, 한일건설 7명, 한미 파슨스 3명, 기타 6명 등이다. 당초 리비아에는 국내 건설업체 24개사 1341명의 한국인 근로자가 근무했지만 반정부 시위가 확산되면서 항공편과 선박, 육로로 대부분 철수했다. 남아 있는 78명의 근로자들은 건설 현장관리를 위한 필수 인력들이다. 현장 인력을 남겨 놓아야만 건설 장비와 자재 관리가 가능하고 공사 재개시 발주처로부터 보상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서방 연합군이 국제연합(UN) 안전보장위원회의 리비아 제재 결의안 설정 이후 19일부터 실제 공격에 나서면서 필수인력의 추가 철수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 다국적 연합군은 장거리 폭격기와 토마호크 미사일 등을 동원해 1차 공습을 감행한데 이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의 거주지 인근 방공망에 대한 2차 공격을 시작했다. 이같은 공습에도 아직까지 국내 건설업체의 공사현장이나 근로자들의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연합군 공격이 리비아 군사시설에 국한돼 건설현장 피해는 없는 상황"이라며 "공습 지역인 트리폴리 지역 2개 프로젝트 현장도 무사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서방국가들의 군사행동으로 사태가 언제든지 악화될 수 있는 만큼 국내 건설사들은 리비아 상황을 예의주시중이다. 현대건설은 이달 초 필수 인력을 제외한 근로자 철수가 완료된 후 운영을 중단했던 비상상황실을 재가동했다. 이들 건설사는 인명피해가 우려되거나 정부의 철수 지시가 내려지면 필수 인력을 빼낸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현재도 공습이 진행중이라 인력 철수도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도태호 국토부 건설정책관은 "우리 근로자들을 육로나 해로로 철수시킬 경우 공급에 따른 인명 피해가 우려된다"며 "외교당국 및 리비아내 한국공관과 함께 근로자들의 안전피난 및 긴급철수 계획을 점검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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