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설탕 시장을 장기간 과점한 3개 업체가 짬짜미를 반복하다 4000억원대의 거액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과징금 합계액은 공정거래위원회가 담합 사건에 부과한 것으로는 역대 두 번째로 규모가 크며, 업체당 과징금을 기준으로 하면 최대 규모다. 이재명 대통령이 물가 교란 행위를 엄단하라고 주문한 가운데 검찰에 이어 공정위도 사건 처리를 서두른 상황이다.공정위는 CJ제일제당·삼양사·대한제당(이하 제당3사)이 사업자 간(B2B) 거래에서 4년여에 걸쳐 설탕 가격을 담합한 것으로 확인돼 합계 4083억1300만원(잠정)의 과징금과 시정명령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12일 발표했다.제당3사는 2021년 2월∼2025년 4월 8차례(인상 6차례, 인하 2차례)에 걸쳐 설탕 판매가격 변경 폭과 시기 등을 합의해 실행했으며 이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이 금지한 부당한 공동행위에 해당한다고 공정위는 전원회의를 거쳐 결론을 내렸다. 제당3사는 2007년에도 비슷한 방식의 짬짜미로 공정위 제재를 받았다.제당3사는 설탕 원료 가격이 오르면 원가 상승분을 빨리 가격에 반영하기 위해 공급 가격 인상 시기와 폭을 합의해 실행했으며, 가격 인상 제안을 수용하지 않는 수요처(식품·음료 기업 등)를 공동으로 압박하기도 했다고 공정위는 전했다. 반대로 국제 원당 가격이 낮아지는 시기에는 하락 폭보다 설탕 가격을 더 적게 인하하고 그 시기를 지연시키기로 합의한 것으로 판명됐다.제당3사는 대표급, 본부장급, 영업임원급, 영업팀장급 등 직급별 모임·연락을 통해 가격을 합의했으며 거래처별로 점유율이 높은 제당사가 협상을 하고 이를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를 들어 예컨대 A음료회사는 이 업체에 가장 많이 설탕을 공급하는 CJ제일제당이 담당했다. 마찬가지 방식으로 B과자회사는 삼양사가, C음료회사는 대한제당이 주도하는 식으로 역할을 나눠 협상했다는 것이다.이번 사건은 6개 액화석유가스(LPG) 공급회사에 부과한 6689억원(2010년)에 이어 단일 담합 사건으로는 두 번째로 과징금 규모가 크다. 업체 당 평균 과징금은 1361억원으로 공정위의 담합 제재 사상 최대규모다. 업체별 과징금은 CJ제일제당 1506억8900만원, 삼양사 1302억5100만원, 대한제당 1273억7300만원이다. 문재호 공정거래위원회 카르텔조사국장은 제당3사가 담합으로 올린 관련 매출액은 3조2884억원이고 과징금 부과 기준율은 15%라고 설명했다.주병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은 "설탕 산업은 진입장벽이 높은 시장이고, 제당사들은 이런 진입장벽을 활용해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면서도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담합을 했다는 점에서 비난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그는 "법과 원칙에 따라서 엄정하게 제재했다"며 "저희가 부과한 과징금이 그 부당이익을 충분히 넘어선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