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최대의 명절로 불리는 설 연휴에 고향을 찾는 대신 여행을 떠나는 젊은이들이 늘어난 지 오래다. 가족끼리 오랜만에 만나 덕담을 나누는 즐거움보다 교통 체증에다 다양한 스트레스로 인한 불편함이 크기 때문이다. 명절 음식 준비 노력 봉사, 취업이나 결혼 문제 질문 공세, 상속이나 문중 다툼 등이 주요한 스트레스로 꼽힌다. 최근에는 부동산 문제가 핫이슈로 부상한 가운데 청년들이 느끼는 스트레스와 좌절감 해소 대책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최근 제1차 청년정책 관계장관회의에서 재단법인 청년재단 오창석 이사장이 한 발언이 눈길을 끌었다. 오 이사장은 '혼인신고를 하면 호구다'라는 말을 인터넷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며, 신고하면 부부합산 소득 상한선에 걸려 청약이나 대출 등에서 제약을 받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이유로 혼외자 출생도 늘고 있다는 것이다. 오 이사장은 "지금 청년의 고민은 임금 소득으로 자산 소득을 따라갈 수 없다는 좌절감이 있다"며 "그래서 기성세대보다 일확천금을 노리는 코인이라든지 이런데 노출되기 쉬운 것"이라는 발언도 내놓았다. 최근 한국은행 보고서를 보면, 집값이 오를 때 젊은층과 무주택자 등은 씀씀이를 줄여 소비와 후생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의 삶을 희생해 미래를 대비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마저 내수 기반 약화는 물론 주거비 부담으로 인한 늦은 결혼과 저출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일해서 버는 돈보다 투자 수익이 더 큰 구조가 굳어진다면, 심각한 문제다. 꼬박꼬박 모아도 내집을 가질 수 없다면 '내 삶이 나아질까'하는 자문에 고개를 저을 수 밖에 없다.기성세대가 가슴에 품고 살아온 '근면 성실'이라는 좌우명이 청년세대에는 '열일할 필요 없음'으로 대체될 판이다.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속담은 요즘 '티끌은 모아도 티끌'이라는 자조 섞인 말로 패러디되고 있다. 부모 세대는 자식에게 더 나은 삶을 물려주고 싶지만, 그들이 경험한 성장의 시대와 지금 청년들이 마주한 현실은 다르다. 서로 다른 시대를 산 세대가 같은 식탁에 둘러앉아 있다. 설날에 '언제 결혼하냐'보다 '요즘 어떻게 지내냐'고 물으며 젊은이들의 고민을 어루만지고 효과적인 청년 정책의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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