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단체 간부의 모친을 살해하고 금품을 빼앗은 용의자가 2주전부터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강북경찰서는 24일 구모(43)씨를 강도살인 혐의로 붙잡아 조사 중이다. 구씨는 10일 오후 3시20분께 서울 강북구 송중동의 한 매점 안에서 보수단체 대한민국어버이연합 사무총장 추모(52)씨의 어머니 한모(74)씨를 둔기로 살해하고 현금 25만원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구씨는 범행장소 인근에 있는 CCTV의 위치를 확인하고 10여차례 이상 매점을 찾아오는 등 치밀함을 보였다. 경찰에 따르면 건설현장에서 노동일을 해오던 구씨는 수중에 90여만원 밖에 남지 않자 강도행각을 벌이기로 마음을 먹었다. 노동일만으로 생활하기에는 턱없이 돈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구씨는 고시텔에 머무르며 범행장소를 물색한 결과 한씨가 운영하는 매점을 선택했다. 자신이 머무는 고시텔과 가깝고 평소 담배를 자주 사러가는 등 익숙했다는 것이다. 구씨는 경찰 조사에서도 "한씨가 보수단체 간부의 모친인 줄 전혀 몰랐다"며 "고시텔에서 가깝고 평소 담배를 사기 위해 자주 들렸던 곳이라 범행이 쉬울 것 같았다"고 진술했다. 완전 범죄를 꿈꾸며 구씨는 범행 2주전부터 치밀한 준비에 돌입했다.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CCTV가 없는 골목으로 돌아서 고시텔을 다녔다. 또 15차례에 걸쳐 매점을 들리며 한씨의 지인들을 파악하기도 했다. 한씨를 살해하는데 사용한 둔기는 평소 건설현장에서 자신이 쓰던 망치로 확인됐다. 망치는 손잡이 부분을 짧게 잘라 범행을 저지르는데 용이하게 만들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결국 구씨는 범행 당일 매점에서 미리 준비한 둔기로 한씨의 머리를 내리친 뒤 현금 25만원을 훔쳐 달아났다. 그는 이 과정에서 지문을 남기지 않기 위해 코팅된 목장갑을 사용했다. 발각될 것을 염려해 구두를 버리기도 했다. 범행을 저지른 뒤 구씨는 자신의 고시텔에서 태연하기 생활하며 지냈다. 그러나 구씨가 꿈꾸는 완전범죄는 없었다. 그는 24일 오전 4시10분께 서울 강북구 송중동의 한 PC방에서 경찰의 꼬리가 잡혔다. 구씨는 "고시텔 선불금 등 생활비가 부족해 범행을 저질렀다"며 "괴롭고 죽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추가 조사를 벌인 뒤 구씨에 대해 강도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구씨에게 테러 등 대공 용의점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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