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진정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방사성 물질이 서서히 한국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강원도에 실제로 일본에서 날아온 방사성 물질 제논이 검출되면서 불안이 증폭되고 있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원장 윤철호)은 강원도 방사능 측정소에서 지난 23~27일까지 대기 중 극미량의 방사성 제논(Xe)이 검출됐다고 28일 밝혔다. 제논의 검출경위는 지난 11일 일본 대지진에 의한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영향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제논이란? 제논(xenon)은 화학 원소로 기호는 Xe다. 원자 번호는 54이다. 무색의 무겁고 냄새가 없는 비활성 기체로 지구 대기 중에 미량이 존재한다. 1962년 비활성 기체 중에서는 처음으로 제논 화합물이 만들어졌다. 핵 실험을 할 경우 대기 중에서 제논이 검출된다. 이를 통해서 핵실험 유무를 파악할 수 있다. 보통 크세논(xenon)이라고 하며 카메라의 플래시로 쓰인다. 이번에 확인된 방사성 제논(Xe-133)은 우라늄이나 플루토늄 등의 핵분열 과정에서 생성되는 물질들 중 하나다. 반감기는 5.27일로 짧다. 반감기란 방사성 핵종(核種)의 원자 수가 방사성 붕괴에 따라 원래 수의 반으로 줄어드는 데 필요한 기간이다. 반감기가 짧을수록 방사성을 빨리 잃게 된다. 제논이 인체에 위협이 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의미다. 이 비활성 기체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지난 1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관측소에서도 극소량이 발견됐다. 체르노빌 원전 사고 당시에도 유출되기도 했다. 이 물질은 인체에 들어갈 경우 폐를 주로 통과하지만 폐 자체를 공격하지는 않는다. 다만 폐가 오랫동안 많은 양의 방사선에 노출되면 폐포가 줄어드는 미만성 간질성 폐질환이 생길 수 있다. ◇국내 영향은 미미할 듯 전문가들은 현재 검출된 제논의 수준이 인체나 동식물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분석했다. 검출된 제논의 양이 극미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검출된 방사성 제논의 공기 중 최대 농도는 0.878Bq/m3로 나타났다. 이를 방사선량률로 환산한 결과 0.0065nSv/h로서 우리나라 자연방사선 준위(평균 150nSv/h)의 약 2만3000분의 1수준이다. 인체 및 환경에는 영향이 없다는 것이다. 대기확산 컴퓨터 예측모델을 이용해 이동경로를 역추적한 결과도 마찬가지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때 방출된 방사성물질 중 일부가 캄차카 반도, 북극지방, 시베리아를 거쳐 남하한 것으로 추정된다. KINS 관계자는 "제논이 국내에서 검출됐지만 건강에 전혀 영향을 줄 수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한국원자력의학원 관계자도 "제논은 다른 원소와 화학반응이 잘 일어나지 않는 방사성 물질"이라며 "인체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는 원자로에서 제논을 의도적으로 모아 끌어내 흡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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