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대법원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한 관세 조치에 대해 위법·무효 판결을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정부가 수조 원대에 달하는 국내 기업들의 기납부 관세 환급 문제를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구자근 의원(구미시갑·사진)이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우리 기업의 관세 환급 지원에 대해 "개별 기업 차원에서 자율적으로 판단할 사항"이라며 사실상 지원의 손길을 거둔 것으로 드러났다.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월부터 IEEPA에 근거해 부과된 상호관세 적용 품목은 모두 환급 대상에 해당한다. 국내 대상 기업은 약 6천여 곳으로 환급 예상 금액은 약 35억 달러(한화 약 5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법적 근거는 확보됐으나 환급을 위해서는 복잡한 미국 소송 절차를 밟아야 한다. 대기업조차 막대한 비용과 트럼프 행정부의 보복 가능성 때문에 눈치를 보고 있으며,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기업들은 소송 제기조차 엄두를 내지 못하는 딜레마이 빠져 있다.구자근 의원은 정부가 미측 동향 파악 수준에 그치고 있는 점을 강력히 질타했다. 현재 정부가 대미 투자 프로젝트 협상을 진행 중인 만큼, 이 문제를 공식 협상 의제(Agenda)로 올려야 한다는 지적이다.구 의원이 제시한 현실적 대안으로는 먼저 한미 통상 협상 테이블에 환급 문제를 포함해 정부 차원의 보호막을 구축하고, 직접 환급이 어렵다면 차후 부과될 관세에서 해당 금액만큼 감면받는 실무적 대안 모색과 국회 입법조사처의 지적처럼 정보 제공을 넘어 구체적인 법률 자문과 비용 지원 체계 마련이다.구자근 의원은 "그동안 자화자찬으로 일관하던 이재명 정부의 외교력과 협상력의 민낯이 여실히 드러났다"라며 "우리 국민과 기업의 소중한 재산을 보호해야 할 헌법적 역할을 정부가 스스로 포기하고 있는 것이다"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