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은 29일 경기도 파주시 문산의 도라산 출입사무소(CIQ)에서 백두산 화산 전문가 협의를 열고, 백두산 폭발 가능성에 대한 공동 대응 방안을 논의했지만 구체적인 결론을 내진 못했다. 그러나 남북한은 전문가회의를 통해 백두산 화산 공동연구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차기 전문가 회의는 협의해 정하기로 했다. 우리측 대표단 단장인 유인창(56) 경북대 지질학과 교수는 회의 종료 직후 브리핑을 통해 "현재 합의한 것은 없고 향후 공동 연구 필요성에 대해 남북이 공감한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유 단장에 따르면 이날 북측은 백두산 화산 활동 공동연구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전문가 학술토론회와 현지 답사를 진행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백두산 화산 활동의 구체적인 징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북측은 이어 4월 초 현지 답사 등을 추가 논의할 전문가 회의를 갖자고 제의했지만, 우리측이 검토 후 빠른 시일 내 답변을 주겠다고 답해 차기 협의일정을 확정하지는 못했다. 우리측은 백두산 화산 활동 여부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에 중점을 두고 논의를 진행했으며, 공동연구에 앞서 사전 선행연구 필요성을 제기하며 백두산 화산 관련 자료 교환을 요구했다. 또 백두산 지질과 온천의 상태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질문하고 선행연구를 통해 백두산 화산 연구 방식을 협의하자고 했다. 유인창 단장은 "주로 전문적인 얘기가 오가 협의에 시간이 걸렸다"며 "이번 협의를 통해 남측 과학자들이 전혀 접근할 수 없었던 지역의 훌륭한 자료들을 갖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유 단장은 '백두산 문제를 당국간 협의하자는 북측의 요청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그런 요청은 없었다"며 "오늘 회의는 전문가 회의라서 주로 전문 지식에 대한 질의와 문답이 있었고, 향후 당국자 회의가 필요하다면 당국자가 판단할 일"이라고 답했다. 남북 전문가들이 백두산 화산 활동에 대한 구체적인 합의를 도출하지 못하고 회의를 종료함에 따라 빠른 시일 내 민간급 논의가 당국간 논의까지 발전하기는 어려울 것을 보인다. 북측은 이날 회담에서 전문가 학술토론회, 현지 답사를 제안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남측은 공동연구에 앞선 사전 선행연구의 필요성을 얘기하며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정부는 남북관계와 북측의 태도 등을 지켜보며 '속도조절'에 나서고자 백두산 협의에도 신중하게 접근한 것으로 보인다. 북측 대표단 단장인 윤영근 화산연구소 부소장은 이날 오전 남측 대표들과 환담을 갖고 "역시 가까운 곳(일본)에서 지진이 나니 우리에게도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며 지진 등 대재앙 앞에 남북은 '운명공동체'임을 강조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 북측은 쌀 지원이나 천안함 문제 등 백두산 이외의 현안에 대해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회의에는 윤영근 화산연구소 부소장을 단장으로 하는 3명의 북측 대표들과 우리측 단장인 유인창(56) 경북대 지질학과 교수와 김기영(55) 강원대 지구물리학과 교수, 이윤수(54)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책임연구원, 이강근(49)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가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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