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 여파로 이달 원화 가치가 주요국 통화 대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원/달러 환율 평균이 1,470원을 넘어섰다.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국제 유가가 100달러 이상을 유지하면 1,500원대 환율이 고착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15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이달 들어 2주간 원/달러 평균 환율(주간 거래 종가 기준)은 1,476.9원으로, 월간 기준 1998년 3월(1,488.87원) 이후 가장 높다.특히 지난주 주간 평균환율은 1,480.7원으로 1,480원을 웃돌았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9년 3월 둘째 주(1,504.43원) 이후 최고다.정세 변화에 따라 환율이 급등락하면서 환율 일일 변동폭(주간 거래 기준·전 거래일 종가 대비)은 평균 14.24원으로, 유럽 국가 재정 위기가 닥쳤던 2010년 5월(16.3원) 이후 약 16년 만에 최대다. 일중 변동 폭(야간거래 포함 장중 고점-저점)은 평균 24.82원으로, 2024년 7월 외환시장 야간거래가 시작된 이후 가장 크다.이달 들어 지난 14일까지 원화 하락률은 3.84%로 다른 주요국 통화 대비로도 두드러졌다. 같은 기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2.92% 올랐는데, 원화는 더 큰 폭으로 내린 것이다. 달러인덱스를 구성하는 주요 6개국 통화 중에서는 유럽연합(EU) 유로(-3.29%), 일본 엔(-2.39%), 영국 파운드(-1.85%), 스위스 프랑(-2.30%), 캐나다 달러(-0.36%) 등이 원화보다 하락 폭이 작았으며 스웨덴 크로나(-4.49%)만 더 하락했다.기타 통화 중에 호주 달러(-1.98%)와 대만 달러(-2.43%), 중국 역외 위안(-0.79%), 튀르키예 리라(-0.55%), 인도네시아 루피아(-0.97%), 인도 루피(-1.69%) 등도 원화보다는 강했다. 다만, 태국 밧(-4.17%), 칠레 페소(-5.50%), 러시아 루블(-4.29%), 남아프리카공화국 랜드(-6.07%) 등은 원화보다 더 영향을 크게 받았다. 이들 통화들은 달러 강세가 커지면서 달러인덱스가 100선을 넘긴 지난 13일 이후로 하락폭이 커졌다. 달러인덱스는 지난해 11월 이후 4개월 만에 100대로 올라선 뒤 14일 기준 최고 100.537까지 올랐다.
달러 강세에 원/달러 환율도 상승해 지난 13일 주간 거래에서 1,493.7원으로 마감했고 야간거래에선 또 1,500원을 찍었다.환율 종가는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았던 지난 9일(1,495.5원) 이후 나흘 만에 다시 1,490원대로 올라섰다.원유 수입 비중이 높아 유가 충격에 취약한 우리나라 경제 구조가 원화 가치 하락의 주 이유로 꼽힌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중동 원유 수입 비중이 80%를 차지해 호르무즈 해협 봉쇄 시 원유 수급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면서 "경제 하방 리스크가 크다는 점에서 원화가 상대적으로 부진하다"고 말했다.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1,500원대 환율이 고착화 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전쟁이 조기에 봉합되더라도 환율이 빠르게 하락하기는 힘들다는 시각도 있다. 박형중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환율 상승이 순전히 전쟁만으로 설명되는 것은 아니어서, 불안이 잦아들더라도 환율이 단기간에 1,300원대로 하락하기보단 1,400원대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