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도입된 재판소원 제도가 이른바 '4심제'나 사건 폭증 우려를 불식하고 제대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사전심사를 어떻게 설계하는지'가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결국 사전심사 단계에서 '중요한 헌법적 쟁점'을 가진 사건을 엄격히 선별해 본안 판단에 나아가야만 '기본권 사각지대 해소'라는 재판소원 도입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란 주장이다.15일 헌법재판소에 따르면 재판소원 제도가 시행된 12일부터 13일까지 이틀간 접수된 재판소원 심판청구 사건은 총 36건이다. 재판소원 제도는 기존 헌법소원 심판 대상에서 제외됐던 '법원의 재판'에 대해서도 헌법소원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헌재 심리 결과 법원의 재판이 헌법에 어긋난 경우 헌재는 해당 재판을 취소하고, 법원은 헌재의 결정 취지에 따라 다시 재판해야 한다.문제는 "사법권 작용도 헌법적 통제 대상에 포함해 촘촘한 기본권 보장 체계를 구축한다"는 헌재의 목표와 달리 재판소원 제도가 사실상 '4심제'로 기능해 분쟁의 장기화로 이어지거나 '강자의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단 지점이다. 자신에게 불리한 법원 판결을 확정받은 당사자가 너도나도 재판소원을 청구하겠다고 나서면서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사건이 폭증하리란 우려도 있다.최근 대법원에서 대출 사기 혐의로 의원직 상실형을 확정받은 양문석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재판소원 청구 가능성을 시사했고,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유죄가 확정된 장영하 국민의힘 성남시 수정구 당협위원장도 재판소원을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결국 엄격한 사전심사를 통해 재판소원 대상을 제대로 걸러내야 하고, 결국 사전심사 기준을 어떻게 세우느냐가 중요한 쟁점이 된다.헌법재판소법 72조에 따라 헌재는 재판관 3명으로 구성된 지정재판부에서 헌법소원 심판의 사전심사를 진행한다. 헌법소원이 적법 요건을 갖추지 않은 경우 지정재판부는 본안 판단을 위한 전원재판부에 회부하지 않고 청구를 각하한다. 다른 법률에 따른 구제 절차가 있는데도 그 절차를 모두 거치지 않고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한 경우가 대표적으로, 이를 보충성 요건이라고 한다.또 헌재법상 청구 기간을 넘겼거나 대리인을 선임하지 않고 심판 청구를 한 경우, 그 밖에 청구 사유에 해당하지 않은 것이 명백한 경우도 각하 대상이 된다.헌재는 재판소원 도입으로 한해 1만∼1만5000건의 사건이 추가로 접수되겠지만 상당수가 지정재판부의 사전심사 단계에서 각하될 것으로 예상한다. 손인혁 헌재 사무처장은 구체적인 사전심사 기준에 대해 "새로 도입되는 제도인 만큼 새로운 적법 요건을 적용할지, 기존 적법 요건을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헌재는 재판소원 사건 사전심사 업무를 강화하고자 법조 경력 15년 이상의 헌법 연구관 8명으로 구성된 전담 사전심사부도 구성했다. 지성수 헌재 사무처장은 지난 10일 "앞으로 재판소원 적법 요건과 관련한 법리를 확립해 재판소원 제도가 이른 시일 내에 안정적으로 정착되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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