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야당 국민의힘이 후반기 국회 원 구성에서 상임위원장 자리를 몽땅 빼앗길 위기에 처해있다. 거대 여당 더불어민주당이 후반기 국회에서 국회 상임위원장을 모두 차지할 수도 있다면서 국민의힘의 법안 처리 협조를 압박하고 있다.
원내대표와 대표가 잇따라 후반기 국회 원 구성에 앞서 관례에 따라 야당이 차지해온 상임위원장 자리를 모두 가져갈 수도 있다는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그저께 “상임위원장 여야 배분 문제가 국민들께 고통을 주고 국정 발목잡기용으로 전락한다면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전날 정청래 민주당 대표도 “후반기 원 구성 때 상임위원회를 다 가져올까 하는 생각도 든다”고 했다.
상임위원장 독식 카드가 나온 것은 이재명 대통령이 상속세법, 자본시장법을 개정해야 하는데 야당이 정무위원장이라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민주당의 주장은 현재 정무위원장은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이며, 올해 법안 소위가 한 번도 제대로 열리지 않았다고 한다. 이 같은 이유로 22대 국회 18개 상임위원장 가운데 법사위원장을 비롯한 중요 상임위원장 11곳을 차지한 여당이 후반기에는 몽땅 가져가겠다는 생각이다.
지금까지 의석수 비례로 배분되는 상임위원장을 22대 국회는 야당이 7곳을 차지했으나 다수당인 민주당에서 후반기부터는 민생과 개혁을 위한 입법이 지체된다는 이유로 내세워 싹쓸이할 기세이다. 이는 의회주의의 미덕이자 불문율인 상임위원장 배분을 망각하는 행위로 국민의 동의를 얻기 어렵다. 민주당은 숫자를 앞세워 이미 많은 입법 독식을 해온 마당에 무엇이 부족해서 국회 관행을 깨려고 하는지 잘못된 발상이다.
민주당은 상임위원장을 모두 차지해도 현행 국회법은 투표로 위원장을 선출하기 때문에 과반의석을 확보한 당이 상임위원장을 가져가도 법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다는 논리다. 
 
역대 국회는 관행에 따라 제1 야당에 일정한 상임위원장 자리를 양보하고 다수당을 견제하고 의회주의 한 축을 이루도록 했던 게 사실이다. 국민의힘 야당 배제 선전포고라고 반발하고 나선 것은 제1 야당이 무기력한 정치 상황에선 야당 상임위원장은 사실상 마지막 견제 장치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야당이 국민에게 필요한 입법을 발목 잡았다면 비난받아야 한다. 그렇다고 상임위원장 배분 관례까지 흔들어서는 안 된다. 민주당은 통상 야당이 갖던 법사위원장을 차지하고 그 힘과 의석수를 바탕으로 사법 3법 도입 등의 입법 독주를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여야 모두 의회주의가 훼손되지 않게 성찰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