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과학기술원(이하 DGIST)이 화학물리학과 이재동 교수 연구팀이 자연계의 ‘열린 양자 환경’에서 양자질서가 붕괴되는 미시적 메커니즘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고 25일 밝혔다.양자기술은 외부와 완전히 차단된 ‘고립된 양자계’를 전제로 발전해 왔지만, 현실에서는 완벽한 고립 상태를 구현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번 연구는 이러한 이상적 이론과 실제 환경 사이의 간극을 좁힐 수 있는 중요한 단초를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연구팀은 고체 물질에 강한 빛을 조사할 때 발생하는 ‘고차 조화파’ 생성 과정에서 나타나는 ‘초고속 전자 결맞음 붕괴’ 현상에 주목했다. 이 현상은 1~2펨토초(1,000조분의 1초)라는 극히 짧은 시간 동안 양자 상태가 흐트러지는 것으로, 지난 10여 년간 원인이 명확히 규명되지 않은 난제로 남아 있었다.이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팀은 기존 양자 마스터 방정식의 한계를 보완한 ‘린드블라드 마스터 방정식’ 기반 계산법을 새롭게 개발했다. 이를 통해 전자 간 상호작용뿐 아니라 전자와 주변 환경 간 상호작용까지 동시에 정밀 분석할 수 있는 이론적 틀을 구축했다.연구 결과, 고차 조화파 발생 과정에서 나타나는 ‘초방사’와 ‘광대역 방출’ 현상 사이에 상쇄 간섭이 발생하며, 이러한 환경과의 상호작용이 초고속 전자 결맞음 붕괴를 결정짓는 핵심 요인임을 밝혀냈다. 이는 열린 양자계에서 환경 효과가 양자 상태 붕괴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실험적으로 뒷받침한 것이다.이재동 교수는 “10여 년간 수수께끼로 남아 있던 고체 내 초고속 전자 결맞음 붕괴가 환경과의 상호작용에 기인한다는 것을 규명했다”며 “이상적인 양자 이론을 실제 양자 공학으로 연결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과 DGIST 국제공동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학제 간 과학 분야 권위지인 ‘Advanced Science’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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