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중동 전쟁이 휴전된다고 해도 에너지 파동은 쉽게 해결될 것 같지 않아 보인다. 파괴된 에너지 설비가 완전히 회복돼 정상화되는 데는 수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호르무즈 해협이 열려도 상당 기간 고유가가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정설이다. 90여 기 원전이 가동 중인 미국은 이미 80여 기에 60년 운전 연장을 승인했고 일부는 80년 연장 승인까지 받았거나 심사 중이다. 프랑스는 60년, 후쿠시마 사고를 겪은 일본조차 ‘60년 플러스 알파’로 원전 운영을 확대하는 법 개정을 했다. 한국은 어떤가. 원전 수명을 30년에서 10년 연장해 40년 쓰고 조기 폐쇄하거나 안전에 이상이 없는데도 연장에 시간을 끌면서 온갖 애를 먹이고 있다. 국내 원전 가동률이 60%대까지 떨어져 있는 것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5년의 여파 때문이다. 우리 원전 가동률은 2000년대 초반 90%대, 2020년대 초반에도 80% 안팎이었다. 그런데 문 정부는 신규 원전 건설 백지화, 원전 가동 연장 지연 등 온갖 원전 방해 정책을 5년 내내 시행했다. 그 여파로 지금도 고리 3·4호기, 한빛 1호기 등 4기가 40년 연한이 됐다고 연장 허가를 받느라 멈춰 있다. 고리 2호기는 3년째 중단 상태에 있다가 겨우 재가동 허가를 얻어 이달 말에야 재가동할 예정이다. 정비 중인 5기를 포함해 국내 원전 26기 중 10기가 멈춰 있으니 가동률이 60%대로 떨어진 것이다. 그러는 사이 우리 사회가 치르는 비용은 천문학적이다. 고리 2호기가 멈춘 동안 값비싼 LNG 발전 등을 하느라 든 비용만 수조 원이란 추산이 나와 있다. 에너지의 94%를 수입에 의존하는 나라에서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라도 이럴 수는 없는 일이다. 연장 허가 대기 중인 원전들을 하루빨리 가동해야 한다. 우리가 가장 큰 경쟁력 중 하나인 원전을 왜 놀려야 하나. 한빛 2호기 운전 허가가 오는 9월 끝나는 등 2029년까지 6기가 추가로 가동 연한 심사 절차를 앞두고 있다. 지금 같은 속도로 가면 이 원전들도 가동을 중단한 채 심사가 끝나기를 기다려야 한다. 원전을 더 짓는 것도 시급하지만 있는 원전을 안전하면서도 최대한 이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인허가 심사를 가동 중단 전에 미리 마치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연장 기간도 선진국처럼 50년 60년으로 늘려야 한다. 에너지 위기 대책은 현재 60% 후반인 원전 이용률을 80%대까지 끌어올려야 한다. 현재 국내 원전 26기 중 5기가 정비 중인데 5월 중순까지 전부 조기에 재가동하겠다는 정부 방침은 잘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