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지방선거를 앞둔 포항시장 선거가 방향을 잃고 있다. 정책 경쟁은 실종되고, 그 자리를 비난과 의혹 제기가 대신하고 있다.특정 예비후보를 둘러싼 논란은 이미 검증의 수준을 넘어섰다. 반복되는 의혹 제기와 공격은 사실 확인보다 정치적 효과를 노린 공세에 가까워 보인다. 선거가 과열될수록 검증은 필요하지만, 지금의 양상은 균형을 잃었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더 우려되는 지점은 일부 시민사회단체의 행보다. 시민사회의 역할은 권력을 감시하고 공정한 기준을 제시하는 데 있다. 그러나 특정 후보를 겨냥한 일방적 비판이 이어질 경우, 감시와 개입의 경계는 흐려진다. 중립성을 기반으로 한 신뢰가 흔들리는 순간, 그 목소리의 설득력도 함께 약해질 수밖에 없다.실제 선거 국면에서 정책 논의가 뒷전으로 밀리는 현상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한국언론진흥재단 분석에 따르면 지방선거 보도 중 정책 관련 비중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상당수가 공방·논란 중심 기사로 채워지는 경향이 반복돼 왔다. 포항 역시 예외가 아니다.최근 지역 정치권과 SNS를 중심으로 확산되는 메시지를 보면 ‘공약’보다 ‘의혹’, ‘비전’보다 ‘공방’이 더 빠르게 소비되고 있다. 유권자가 후보를 판단할 핵심 정보는 묻히고, 자극적인 주장만 남는 구조다.선거 과정에서 제기되는 각종 논란이 모두 불필요하다고 할 수는 없다. 공직 후보자에 대한 검증은 민주주의의 필수 요소다. 다만 그 검증은 사실에 기반해야 하며, 공정한 기준 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문제는 검증과 공격의 경계가 무너질 때 발생한다. 확인되지 않은 주장이나 과장된 의혹이 반복되면, 유권자는 무엇이 사실인지 구분하기 어려워진다. 결국 정보의 홍수 속에서 판단은 흐려진다.특히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확산되는 단편적 정보는 맥락 없이 소비되기 쉽다. 일부 주장만 부각되거나 왜곡될 경우, 선거 여론 자체가 특정 방향으로 쏠릴 위험도 존재한다.선거는 법정이 아니다. 유권자는 판사가 아니다. 모든 의혹이 사실 여부와 무관하게 ‘이미지’로 굳어지는 순간, 선거는 공정성을 잃는다.또 다른 문제는 책임의 부재다. 선거가 끝난 뒤 잘못된 정보나 과장된 주장에 대해 책임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러나 그로 인해 왜곡된 선택의 결과는 고스란히 지역사회에 남는다.결국 피해는 시민에게 돌아간다. 정책과 비전 대신 감정적 대립이 전면에 나설수록, 지역의 미래를 결정해야 할 선거는 본질을 잃는다.지금 포항이 마주한 현실은 결코 가볍지 않다. 철강 산업 중심 구조의 한계, 인구 감소, 구도심 공동화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이러한 문제를 풀어낼 해법 경쟁이 아니라, 상대를 깎아내리는 경쟁에 머문다면 선거의 의미는 퇴색될 수밖에 없다.이제는 분명히 선을 그어야 한다. 선거는 상대를 끌어내리는 싸움이 아니라, 자신을 증명하는 경쟁이다.후보는 정책으로 말해야 하고, 시민사회는 균형으로 신뢰를 지켜야 하며, 유권자는 정보에 기반한 판단을 할 수 있어야 한다.포항에 필요한 것은 더 강한 비난이 아니다. 더 구체적인 대안과 실행 가능한 비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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