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31일 이란 전쟁 여파로 1,530원을 넘는 등 2009년 금융 위기 이후 최고로 치솟았다. 한국은행은 외환시장 쏠림 현상이 뚜렷하면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1531.60원으로 마감, 전날보다 15.9원 올랐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9년 3월 9일(1,549.0원) 이후 1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환율은 오후 1시49분께 1,536.5원까지 뛰어 금융위기 때인 2009년 3월 10일(장중 최고 1,561.0원) 이후 17년여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가 오후 들어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원/달러 환율 상승 폭은 오히려 더 확대됐다. 달러인덱스는 전날보다 0.041 내린 100.432 수준이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현재 환율 레벨(수준) 자체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고 밝힌 뒤 원화 약세가 더 뚜렷해진 모양새다.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3조원 가까운 국내 주식을 순매도하면서 환율 상승 압력을 키웠다. 이낙원 NH농협은행 FX파생전문위원은 "외환당국 말고 환율 상단을 막을 주체가 없다"며 "추가 상승이 불가피해보인다"고 말했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고유가가 진정되지 않을 경우 환율이 1,600원 수준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 윤경수 한국은행 국제국장은 이날 "외환시장 수급 측면에서 외국인 주식자금 유출이 많아 워치하고 있다. 시장 심리와 쏠림 현상이 뚜렷해지면, (다른 통화와) 괴리가 심해지면 대응을 할 것이다.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 국장은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현재 환율 상황 관련 질문에 "특정 환율 수준을 직접 타깃(목표)하지 않지만, 최근 환율이 속도 측면에서 빨리 올라가고 있다"며 이렇게 답했다. 아울러 이날 한은 등 외환 당국은 작년 4분기(10∼12월)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총 224억6700만달러를 순매도했다고 밝혔다. 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 순매도 기록이다.윤 국장은 "작년 4분기의 경우 수급 불균형이 매우 심했다. 경상수지 흑자 규모와 비교해 거주자가 들고 나가는 자금이 많았다. 예를 들어 10월 거주자의 해외 증권투자 자금 규모가 경상수지의 3배 정도까지 커졌다"며 "따라서 다른 통화 등과 비교해 절하 폭이 컸고, 시장의 기대도 한 방향으로 심하게 쏠렸기 때문에 시장 안정화 조치 규모도 커졌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