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을 계기로 효능성을 드러낸 K-방산에 세계 유력 매체들이 관심을 쏟고 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2일(현지시간) '이란 전쟁이 한국 방산업계의 힘을 보여줬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 방산업체들의 실적과 장점을 집중 조명했다.국산 방공 시스템 '천궁-Ⅱ'는 이번 전쟁 전까지 한 번도 실전에서 사용된 적이 없었지만,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요격 목표로 삼은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 30기 중 29기를 격추하면서 국내외의 찬사를 받았다. NYT는 이처럼 '천궁-Ⅱ'의 강력한 데뷔는 한국 방산업체들이 세계 무기 시장에서 중요한 참가자로 부상했음을 보여주는 최신 사례라고 짚었다.K-방산의 위상이 높아진 것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된 후 유럽의 방공 시스템 수요가 급증하면서부터였다. 록히드마틴과 레이시온 등 미국의 대형 방산업체들은 이미 생산 능력을 거의 '풀가동'하는 상황이어서 유럽을 비롯한 세계 각국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신속하게 구매할 수 있는 한국 업체들로 눈을 돌렸다는 것이다.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제리 맥긴은 NYT에 값싸고 쉽게 구할 수 있는 무기 시장에 분명한 기회가 있다며 "한국 기업들이 그 틈을 메우기 시작하고 있다"고 말했다.NYT도 한국산 무기의 장점으로 미국산 무기보다 덜 비싸면서 훨씬 더 빠르게 인도될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또 다른 미 싱크탱크 스팀슨센터의 켈리 그리코 선임연구원에 따르면 '천궁-Ⅱ' 요격미사일 가격은 100만달러 정도로 패트리엇 PAC-3(약 400만달러)의 4분의 1에 불과하다. 이밖에 한국 기업들이 자사 지식재산 보호에 혈안이 된 미국 기업들과 달리 해외 무기 공장 건설과 제조 지식 공유를 꺼리지 않는 점도 매력 포인트라고 그리코 선임연구원은 분석했다.미사일은 물론 새로운 위협으로 등장한 드론에 대응하기 위해 각국이 방공망 강화에 나서면서 '천궁-Ⅱ' 제조사인 LIG넥스원의 매출은 최근 몇 년간 몇 배로 뛰었고, UAE는 물론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와도 대규모 방산 계약을 체결했다. '천무' 다연장 로켓을 만들고 '천궁-Ⅱ' 부품도 생산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역시 스페인 자주포 시스템 개발 지원에 합의했고, 루마니아에는 장갑차 생산 공장을 짓고 있다.이란 전쟁 발발 후 첫 한 달 동안 LIG넥스원 주가는 45% 가까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가는 12% 가까이 각각 오를 정도로 투자자들의 반응도 열광적이라고 신문은 전했다.NYT는 한국이 방산 역량을 갖추게 된 것은 1970년대 북한의 위협과 주한미군 철수 결정에 직면한 당시 정부의 결정으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지적했다. 박정희 당시 대통령은 재벌 기업들을 동원해 방위산업 구축에 나섰고, 이들 기업이 수익성 좋은 민간 중공업 장비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방산 분야로 사업을 확장했다는 것이다.신문은 "서방 기업들은 수직 통합된 한국 대기업들의 생산 속도를 따라잡는 데 애를 먹고 있다"는 국내 전문가의 진단을 소개하면서, 미국의 방산 기업들은 냉전 종식 후 들쑥날쑥한 무기 발주 탓에 새 공장 투자에 소극적이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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