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중소기업 모태펀드 활성화를 명분으로 1700억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제출했으나 정작 현장에서는 수조 원대의 미 투자금이 방치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구자근 의원(구미시 갑)은 정부의 무책임한 재정 운영을 강하게 비판하며 실효성 있는 투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구자근 의원이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 이후 모태펀드 출자를 통해 결성된 펀드 중 미투자 잔액은 총 4조7509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분야별로 살펴보면 상황은 더욱 심각한데, 따져보면 창업초기펀드는 최근 5년간 4천305억 원이 미집행 상태이고 지역성장펀드로 이번 추경에 1천200억 원이 반영됐으나 이미 기존 펀드에 5768억 원의 미투자액이 남아 있다. 또한 재도전펀드는 2023년 도입 이후 최근 3년간 710억 원의 잔액이 쌓여 있다.정부는 2026년 본예산 8200억 원을 포함해 총 1조6300억 원 규모의 출자사업을 진행 중이다. 운용사 선정도 완료되지 않은 시점에서 또다시 1700억 원의 추경을 편성한 것을 두고 구 의원은 "앞선 예산도 다 쓰지 못하면서 일단 넣고 보자는 식의 무책임한 행정"이라고 일갈했다.정부의 장밋빛 전망이 빗나간 사례는 또 있다. 지난해 2차 추경을 통해 조성된 '넥스트 유니콘' 펀드는 당초 2025년 11월 투자를 목표로 했으나 실제 첫 투자는 올해 2월에야 이뤄졌다. 3월 말 기준 총 결성액 6400억 원 중 투자된 금액은 단 1개 기업, 20억 원(0.3%)에 불과했다.구 의원은 지난해 예결위 소위 당시 이미 미투자액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며 예산 감액을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정부는 고집스럽게 예산을 관철시켰고 결과적으로 해를 넘겨서도 획기적인 투자는 이뤄지지 않는 실정이다.구자근 의원은 이번 추경안에 대해 "예산만 늘리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고 믿는 이재명 정부의 재정 만능주의가 낳은 부작용"이라고 정의하며 "신규 투자처 발굴도 중요하지만 국민 혈세로 조성된 기존 펀드들이 적기에 현장 중소벤처기업으로 흘러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